가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이달 미국에서 시판된다.

일본 제약회사 에자이는 미국 바이오젠과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신속 승인을 받았다고 8일 발표했다. 신속 승인은 심각한 질병의 치료제를 하루빨리 실용화하기 위해 일단 사용을 승인한 뒤 효과가 확인되면 정식으로 승인하는 제도다.

에자이는 이르면 23일부터 레카네맙을 미국에서 발매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미국의 고령자 대상 의료보험인 ‘메디케어’를 적용받기 위한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보험 적용을 받으면 가입자의 실질 자기부담액은 하루 최대 14달러50센트(약 1만8270원)로 줄어든다. 에자이는 “미국에 이어 일본과 유럽, 중국에서도 연내 승인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를 뇌에서 제거해 치매 진행 속도를 27% 늦춘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제가 시판되는 것은 처음이다.

경증 환자에게만 투여할 수 있는 점은 레카네맙의 한계로 지적된다. 환자가 경증인지 중증인지를 확인하는 검사는 수만달러의 비용이 들고, 신체 부담도 크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