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과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2023 미국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물가 정점론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왼쪽부터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크리스티나 로머 UC버클리 교수, 리사 쿡 Fed 이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 한경DB
세계 석학과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이 ‘2023 미국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물가 정점론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왼쪽부터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크리스티나 로머 UC버클리 교수, 리사 쿡 Fed 이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 한경DB
세계 석학들은 미국 기준금리가 미 중앙은행(Fed)의 전망치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Fed의 긴축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 역시 예상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경기 침체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7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2023 미국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고물가와 고금리 시대가 더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각국의 재정지출이 급증했다”며 “향후 복지비와 국방비 지출 증가로 고물가가 지속돼 금리 수준도 기존 예상보다 올라갈 것”으로 관측했다.

AEA 회장인 크리스티나 로머 UC버클리 교수는 “Fed가 인플레이션을 잡을 정도로 긴축을 하면 그 충격은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반영된다”며 “실업률은 27개월 뒤에 최대 1.6%포인트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Fed는 2년 뒤 실업률이 1.1%포인트가량 상승할 것으로 봤다.

미국의 긴축이 다른 나라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려 다른 나라들이 고금리와 고환율을 겪었다”며 “특히 후진국은 심각한 부채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매년 1월 초 미국 내 도시를 바꿔가며 열리는 AEA 연례총회는 전 세계 경제학자가 참석하는 경제학계 최대 행사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으로 전환했다가 올해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열렸다.

뉴올리언스=정인설 특파원/오현우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