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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인터뷰
[마켓PRO]"빠르게 찾아온 삼성전자의 봄? '감산' 결단없인 섣부르다"
지난주 여의도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감산과 관련된 소식이 퍼졌습니다. 감산 결정을 내린 SK하이닉스와 달리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고 강조해온 삼성전자가 입장을 선회했다는 얘기였습니다. 삼성전자에겐 꺼내기 힘든 단어지만 시장에선 가장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단어 역시 '감산'입니다. 예고된 경기침체를 앞두고 감산을 통해 '재고'를 줄이지 않으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민주 삼성전자 주가의 핵심 키워드가 된 '감산'과 관련해 여의도 반도체 고수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단행할 것이란 얘기가 지난주부터 계속 나오네요.
"네 맞습니다. 지난주부터 외국계 증권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감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확인된 얘기는 아닙니다. 삼성전자 측에서 감산은 없다고 못을 박았던 터라 만약에 감산을 하더라도 직접적인 표현은 자제한 채 생산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감산이 왜 이렇게 중요한 건가요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감산 결정을 내린 SK하이닉스의 경우 4분기 영업손실이 1조3640억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가격이 고점 대비 크게 떨어진 상태지만 고객들은 반도체 주문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많은 물량을 사서 재고로 쌓아놓고 있기 때문이죠. 고객사에는 재고가 쌓여있는데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주가는 실적과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가 매분기마다 실적 신기록을 기록하던 때가 불과 얼마 전입니다. 당시를 떠올려보면 신기록을 아무리 쏟아내도 주가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잘나가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던 터라 향후 추가 성장 가능성보다는 언젠가 꺾일지 모르는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주가를 붙잡고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그간 보지 못했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나니 시장에선 지금 실적이 나쁘다는 것을 향후 성장성이 열려있다는 지표로 보고 있는 셈입니다"

▶당초 2분기를 바닥으로 예상하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올 하반기를 바닥으로보면 주가는 그보다 선행을 해왔으니 2분기말쯤이 주가가 바닥이 아니겠냐는 관측들을 하고 있는 겁니다"
[마켓PRO]"빠르게 찾아온 삼성전자의 봄? '감산' 결단없인 섣부르다"
▶연초 반도체주가 살아나는 것은 그 시점이 당겨진 것으로 봐야하나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 실적이 미지수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반등은 앞서 말씀드린 감산 기대감 덕이라고 봐야합니다"

▶결국 삼성전자의 감산이 중요하겠네요
"네 맞습니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을 보면 생각보다 반도체 부문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 얘기는 반도체 업황이 바닥에 근접하고 있다는 신호겠죠. 하지만 재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재고 수준이 눈에 띄게 꺾이지 않는다면 기대하는 만큼의 반등이 이뤄지긴 힘들어보입니다"

▶CES에서 한종희 부회장의 발언을 보면 감산을 당장하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저도 기사를 통해 보니 시설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는 멘트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말을 뒤집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회사가 벼랑 끝에 몰린다면 감산, 투자 축소라를 직접적인 언급없이 슬그머니 생산을 줄일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야할까요?
"이미 감산 기대감이 반영돼 6만전자를 회복한 상태입니다. 섣불리 지금 매수를 하는 것보다 주가가 6만원 밑으로 떨어졌을 때 적절한 시점에 투자를 하는 것이 평단을 낮추는 기회가 될 껍니다. 이미 실적 반등, 주가 회복은 모두가 예상하고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감산 시나리오를 감안하고 시장을 바라보면서 대신 그 속도가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할 것 같네요"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