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단지와 신월시영이 재건축 안전진단을 잇따라 통과했다. 최근 안전진단 규제 완화 이후 무더기 재건축 판정을 받은 것이다. 목동 일대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양천구는 이날 목동 신시가지 3·5·7·10·12·14단지와 신월시영아파트 등 7개 단지에 대해 ‘조건부 재건축’에서 ‘재건축’으로 변경된 안전진단 결과를 통보했다. 안전진단은 재건축의 ‘첫 관문’으로 구조 안전성, 시설 노후도, 주변 생활 여건 등을 평가해 재건축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이다.

이 단지들은 지난 정부에서 안전진단 규제를 강화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었다. 1988년 준공한 신월시영의 경우 최고 12층, 20개 동, 총 2256가구(전용면적 43~59㎡)로 구성된 단지다. 앞서 2020년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49.89점으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았다.

이번에 7개 단지가 동시에 안전진단을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5일 정부에서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 국토교통부는 안전진단 평가항목 중 구조 안전성 점수 비중을 50%에서 30%로 낮추고, 주거 환경과 건축 마감·설비 노후도 비중을 각각 15%에서 30%로, 25%에서 30%로 높이는 ‘재건축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조건부 재건축 판정 기준을 30~55점에서 45~55점으로 조정하는 안도 포함돼 즉시 재건축(45점 이하)이 가능한 단지가 늘어나게 됐다.

이에 목동 신시가지 대부분의 단지가 재건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전진단에 최종 탈락한 목동 신시가지 9·11단지는 다시 안전진단 절차를 신청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중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는 6단지가 유일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정부에서 내놓은 규제 완화안이 2차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한 아파트에도 소급 적용됐다”며 “이번 결정으로 목동 등 노후 아파트 재건축이 본격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