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치료제 'ABL001'(CTX-009)이 미국 대장암 임상 2상에서 첫 번째 환자에게 투여됐다.

에이비엘바이오의 협력사인 미국 컴패스테라퓨틱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혔다. 이전에 3차 및 4차 치료를 받은 전이성 대장암 환자다.

ABL001은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DLL4·VEGF-A)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차세대 항암 치료제다. 컴패스는 현재 한국과 중화권을 제외한 글로벌 권리를, 한독은 한국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컴패스는 지난해 에이비엘바이오의 협력사인 트리거테라퓨틱스를 흡수합병하면서 ABL001의 세계(한국 제외) 권리를 확보했다. 이후 중화권(중국 홍콩 대만 등) 권리는 중국 엘피사이언스에 넘겼다. 엘피사이언스는 ABL001의 대장암 중국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와 컴패스 간 ABL001 기술이전 계약금액은 항암과 안구질환 분야로 나눠 책정됐다. 항암 분야의 계약금액은 최대 4억1000만달러다. 여기에 안구질환 분야를 합한 총 계약금액은 최대 약 6억달러다. 기술사용료(로열티)는 별도다. 컴패스는 ABL001의 적응증을 기존 담도암에서 대장암과 난소암으로 확대해 개발 중이다.

ABL001 대장암 임상 환자는 약물을 2주마다 체중 1kg당 10mg의 용량으로 단독 투여받는다. 1차 평가지표는 객관적반응률(ORR)이다.

임상에는 사이먼 2단계 설계(디자인)가 적용됐다. ABL001의 첫 번째 적응증인 담도암 임상과 같은 방식이다. 사이먼 2단계 디자인은 임상을 우선 2단계로 설계한 뒤, 1단계 종료 후 사전에 정해진 기준에 의해 약효가 없는 것이 확인되면 임상을 조기에 종료하는 방법이다. 미국국립암연구소(NCI) 소속이었던 리처드 사이먼 박사가 1988년 처음 제안해 사이먼 방식이라 부른다.

이번 대장암 2상의 1단계는 3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1단계에서 사전평가 기준을 3가지 이상 충족한 경우 연구는 2단계로 넘어간다. 2단계에서는 추가로 47명의 환자를 등록한다는 목표다. 예상 임상 완료일은 내년 6월이다.

미국에서 대장암은 사망률이 두 번째로 높은 암으로 알려져있다. 세계적으로 연간 암 진단 및 암 관련 사망 사례의 약 10%를 차지한다. 연간 환자수는 미국과 일본이 각 15만명, 유럽 주요 5개국(EU5)이 2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현재 승인된 치료제는 임상에서 위약에 비해 생존기간을 1~2개월 늘리는 데 그친다는 설명이다.

ABL001는 DLL4과 VEGF-A 신호 경로를 동시에 차단해 종양 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기전의 이중항체 치료제다. 컴패스는 앞선 1상에서 베바시주맙 등 VEGF 억제제를 포함한 화학 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에게서 ABL001 단독요법의 임상적 이점을 확인했다고 했다. 1상에는 대장암 및 위암 환자 등이 포함됐다.

토마스 슈 컴패스 최고경영자(CEO)는 "두 가지 이상의 치료법이 실패한 대장암 환자는 매우 제한된 치료법에 직면해 있다"며 "연구의 예비 결과(Preliminary results)는 올해 중순에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