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긴급주거 지원한다더니…"이재민 아니어서 불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LH 임대주택 활용 난항…피해자들 "정부 지원책 헛구호였나"
인천시가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해 추진하려 했던 긴급주거 지원이 법령 해석에 막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미 집이 경매에 넘어간 피해자들은 당장 살 곳이 막막한 상황에서 자금을 어렵사리 융통해 월세나 또 다른 전세를 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는 당초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른 긴급주거 지원을 위해 인천 내 주택 113채를 확보했다.
이들 주택은 LH가 보유하고 있던 매입 임대주택 가운데 여건이 맞는 일부 물량을 긴급주거 지원에 쓸 수 있게 빼둔 것이다.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 제23조의 3은 재해구호법에 따른 이재민 등 지방자치단체장이 긴급한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이에게 공공주택사업자가 요건에 맞는 공공임대주택을 임시로 쓸 수 있도록 했다.
LH 측은 지난달 18일 미추홀구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 대책 간담회 당시 "소득·자산과 관계없이 신청만 하면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이 113호"라며 "(시가) 긴급주거 지원이 가능한 대상자만 선정해주면 바로 입주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참석했다.
그러나 시는 행정안전부 구두 답변 등을 토대로 최근 이 법에 따른 '이재민'에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해당하지 않아 긴급주거 지원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LH 임대주택 113채에 대한 즉시 입주가 어렵다는 사실을 피해자 대책위에도 전달하고, 긴급주거 지원 대신 일반 절차를 거쳐 LH나 인천도시공사의 기존 매입·전세 임대주택 입주를 신청하는 방안을 안내했다.
하지만 이들 임대주택은 영세민을 위한 주거시설로, 소득·자산 등 까다로운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물량도 많지 않아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 간담회에서도 언급된 긴급주거 지원이 헛구호에 그쳤다며 허탈해하고 있다.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30대 전세사기 피해자 A씨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 당장 2월이면 퇴거해야 하는데 보증금 7천400만원도 돌려받지 못해 막막하다"며 "나가라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뚜렷한 주거 지원책도 없어 사실상 포기하고 신용대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설치한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피해자 임시거처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30채 가까운 임시거처가 모두 서울에 있고 지원 기간도 최장 6개월에 불과해 한계가 크다.
다주택 악성 채무자의 강제관리 주택을 임시거처로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 안에 주택 수를 늘리기도 어렵다.
실제 임시거처를 지원받은 피해자도 지난해 11월 기준 10명 남짓에 불과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많은 인천 미추홀구 일대 등지로도 임시거처를 늘리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HUG가 임대인에 대한 채권을 가진 주택에 한해 법원 신청을 거쳐야 하는 등 과정이 복잡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긴급주거 지원 대상자에 포함되려면 중앙정부 차원의 지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게는 이재민에 준한 긴급주거 지원이 가능하다는 정부 지침이 인천시를 포함한 지자체에 내려온 바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LH 측이 최근 이 같은 해석과 관련해 국토부에 지침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급한 대로 LH 측에 피해자들의 빠른 임대주택 입주를 요청하는 등 다른 형태의 주거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부동산 1천139채를 보유하다 숨진 일명 '빌라왕' 김모씨, 미추홀구·부평구 빌라 수십 채를 사들였다가 숨진 '청년 빌라왕' 송모씨 등에 의한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됐다.
지난해 1∼11월 인천에서 전세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 건수는 274건이며, 미추홀구에서는 아파트 19곳의 651세대가 피해를 입어 주택이 임의경매로 넘어갔다.
/연합뉴스
이미 집이 경매에 넘어간 피해자들은 당장 살 곳이 막막한 상황에서 자금을 어렵사리 융통해 월세나 또 다른 전세를 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는 당초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른 긴급주거 지원을 위해 인천 내 주택 113채를 확보했다.
이들 주택은 LH가 보유하고 있던 매입 임대주택 가운데 여건이 맞는 일부 물량을 긴급주거 지원에 쓸 수 있게 빼둔 것이다.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 제23조의 3은 재해구호법에 따른 이재민 등 지방자치단체장이 긴급한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이에게 공공주택사업자가 요건에 맞는 공공임대주택을 임시로 쓸 수 있도록 했다.
LH 측은 지난달 18일 미추홀구에서 열린 전세사기 피해 대책 간담회 당시 "소득·자산과 관계없이 신청만 하면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이 113호"라며 "(시가) 긴급주거 지원이 가능한 대상자만 선정해주면 바로 입주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참석했다.
그러나 시는 행정안전부 구두 답변 등을 토대로 최근 이 법에 따른 '이재민'에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해당하지 않아 긴급주거 지원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LH 임대주택 113채에 대한 즉시 입주가 어렵다는 사실을 피해자 대책위에도 전달하고, 긴급주거 지원 대신 일반 절차를 거쳐 LH나 인천도시공사의 기존 매입·전세 임대주택 입주를 신청하는 방안을 안내했다.
하지만 이들 임대주택은 영세민을 위한 주거시설로, 소득·자산 등 까다로운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물량도 많지 않아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 간담회에서도 언급된 긴급주거 지원이 헛구호에 그쳤다며 허탈해하고 있다.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30대 전세사기 피해자 A씨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 당장 2월이면 퇴거해야 하는데 보증금 7천400만원도 돌려받지 못해 막막하다"며 "나가라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뚜렷한 주거 지원책도 없어 사실상 포기하고 신용대출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설치한 전세피해지원센터에서 피해자 임시거처를 지원하고는 있지만 30채 가까운 임시거처가 모두 서울에 있고 지원 기간도 최장 6개월에 불과해 한계가 크다.
다주택 악성 채무자의 강제관리 주택을 임시거처로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 안에 주택 수를 늘리기도 어렵다.
실제 임시거처를 지원받은 피해자도 지난해 11월 기준 10명 남짓에 불과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관계자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많은 인천 미추홀구 일대 등지로도 임시거처를 늘리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HUG가 임대인에 대한 채권을 가진 주택에 한해 법원 신청을 거쳐야 하는 등 과정이 복잡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긴급주거 지원 대상자에 포함되려면 중앙정부 차원의 지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태원 참사 피해자나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게는 이재민에 준한 긴급주거 지원이 가능하다는 정부 지침이 인천시를 포함한 지자체에 내려온 바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LH 측이 최근 이 같은 해석과 관련해 국토부에 지침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급한 대로 LH 측에 피해자들의 빠른 임대주택 입주를 요청하는 등 다른 형태의 주거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부동산 1천139채를 보유하다 숨진 일명 '빌라왕' 김모씨, 미추홀구·부평구 빌라 수십 채를 사들였다가 숨진 '청년 빌라왕' 송모씨 등에 의한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됐다.
지난해 1∼11월 인천에서 전세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 건수는 274건이며, 미추홀구에서는 아파트 19곳의 651세대가 피해를 입어 주택이 임의경매로 넘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