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만난 마크롱 "북한·이란 상황, 극도의 경계 필요"

기시다 "유럽과 인도·태평양 안보는 불가분…프랑스는 중요한 파트너"
양자협력 강화·IRA 대응도 논의…노트르담성당 화재복구 현장 함께 둘러보기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파리를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북한의 명백한 국제법 위반에 직면해 일본은 우리의 변함없는 지지를 기대해도 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엘리제궁에서 기시다 총리와 만찬을 앞두고 공동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란과 북한의 상황이 극도의 경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일본이 우크라이나에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해준 것에 사의를 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넘어서 양국은 핵 비확산 문제를 비롯해 주요 국제 위기에서 긴밀히 조율하는 데 실패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늘날 유럽과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프랑스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을 만드는 데 필요한 중요한 파트너"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로 안보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프랑스와 자산 교환, 합동 군사 훈련, 다른 실질 협력을 지속 추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 밖에도 원자력과 신재생 에너지, 자동차와 방위 산업 분야 등에서 양자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프랑스가 최근 반격 능력 보유를 천명한 일본과 방위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원하고 있다고 엘리제궁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업무 만찬을 하면서 미국이 시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최소화할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기시다 총리와 함께 2019년 4월 발생한 화재로 망가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재건 현장을 둘러봤다.

첨탑 등이 부서진 노트르담 대성당의 원래 모습을 되찾으려는 작업 현장에 외국 정상이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2024년 노트르담 대성당을 다시 대중에 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복원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도 프랑스처럼 2019년 화재로 거의 전소할 뻔한 오키나와 슈리성을 원래 모습 그대로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주요 7개국(G7) 의장을 맡은 일본 수장으로서 기시다 총리는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 순방에 나섰다.

기시다 총리는 10일 로마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11일 런던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 12일 오타와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23일 워싱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