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레방스가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 상용화의 9부능선을 넘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댁시파이'의 경추 근긴장 이상증 보충허가신청(sBLA) 접수가 승인되면서다. 경추 근긴장 이상증은 대웅제약이 '나보타'로 개발 중인 적응증이기도 하다.

레방스는 FDA가 댁시파이에 대해 경추 근긴장 이상증 치료제 sBLA 신청을 수락했다고 지난 6일(현지시간) 저녁 밝혔다. 지난해 10월 신청 후 약 3개월 만이다. 처방약허가신청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심사기한은 오는 8월 19일이다. 이 같은 소식에 다음 거래일인 9일 레방스의 주가는 54% 급등했다.

경추 근긴장이상은 목 근육이 환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수축 또는 이완되는 질환이다. 심해지면 목이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휘기도 한다. 처음에는 물리 치료가 권장되고 다음 단계에서 톡신 주사가 활용된다. 톡신 주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투여된다. 투여 주기는 통상 3~4개월에 한 번이다. 그 외 남은 방법은 수술이다.

레방스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에서 후발주자다. 지난해 9월 FDA로부터 댁시파이를 주름 개선 치료제로 허가받으며 시장에 뒤늦게 진출했다. 올 1분기 말이나 2분기 초 주름 개선 치료제로 댁시파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레방스는 댁시파이의 효과 지속기간이 경쟁제품 대비 길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회사 측은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댁시파이는 연간 두 번의 치료로 일년 내내 효과를 보인다"고 했다. 사람 혈청 알부민을 사용하지 않아 혈액 유래 병원균 및 전염성 미생물 감염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업계 1위인 엘러간의 '보톡스'에는 사람 혈청 알부민이 포함돼 있다.

회사는 미국 근육운동장애 시장이 연간 10억달러(약 1조2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보툴리눔 독소로 치료 가능한 시장은 약 93%인 9억2900만달러(약 1조1500억원)로 봤다. 미국 내 경추 근긴장 이상증 시장은 2021년 기준 3억2500만달러(약 4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레방스는 이번 sBLA 신청과 함께 경추 근긴장 이상증 3상 결과 2개를 제출했다. 이중맹검, 위약 대조의 무작위 병렬 배정시험(ASPEN-1)과 공개(오픈라벨) 및 반복투여를 통한 장기 안전성 검증시험(ASPEN-OLS)이다. 이들 시험에서 125유닛과 250유닛 두 용량 모두에서 효능 및 내약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대웅제약도 최근 '나보타'를 치료제(개발명 ABP-450)로 개발하고 있다. 미국 협력사인 이온바이오파마를 통해서다. 이온은 지난해 9월 ABP-450의 경추 근긴장이상 미국 2상 성공 소식을 알렸다. 저용량(150유닛), 중간 용량(250유닛) 및 고용량(350유닛) 모두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 4주차에 저용량 및 중간 용량의 근긴장도 측정 지표도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이온은 올해 1분기 FDA와 ABP-450 경추 근긴장이상 2상 종료 회의를 하고, 3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온은 대웅제약으로부터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영국 등에서 ABP-450를 치료제로 독점 개발 및 유통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마크 포스 이온 최고경영자(CEO)는 엘러간에서 16년 간 근무하면서 보톡스 미국 가맹(프랜차이즈) 책임자를 맡았다.

이온은 ABP-450을 편두통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현재 2상 중으로 지난달 말 총 50명 환자 등록을 마쳤다. 주요결과(톱라인)는 올해 하반기에 발표할 예정이다. 1차 유효성 평가지표는 6개월 간 편두통 발생 일수의 변화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