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약사 입센은 희귀질환 치료제 및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장하기 위해 미국 알비레오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입센은 알비레오의 모든 주식을 주당 42달러에 인수하는 현금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계약 발표 전 알비레오의 1개월 평균 가격인 20.6달러보다 104% 높은 금액이다. 발표 후 알비레오 주가는 43.85달러로 전날 대비 92.16% 급등했다.

입센은 인수 금액을 보유 현금 및 신용 한도 대출(lines of credit)에서 전액 조달할 예정이다. 거래는 1분기 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희귀질환 제품 및 파이프라인을 늘리기 위한 장기 전략으로 알비레오를 인수한다. 알비레오의 핵심 자산 중 하나는 1일 1회 먹는(경구용) 비전신성 회장 담즙산 저해제 ‘바일베이’(성분명 오데비시바트)다.

바일베이는 미국에서 3개월 이상 진행성 가족성 간내담즙정체(PFIC) 환자의 가려움증(소양증) 치료제로 2021년 품목허가를 받았다. 유럽연합(EU)에서는 6개월 이상의 PFIC 치료제로 승인됐다. 알비레오는 작년 바일베이 총 매출을 2400만달러(약 300억원)로 예상하고 있다.

알비레오는 바일베이에 대한 적응증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알라질증후군(ALGS)에 대한 품목허가를 미국과 유럽에 신청했다.

알라질증후군은 간에서 소장으로의 담즙 흐름이 정체돼 간 등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심각한 가려움증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알라질증후군 임상 3상에서 바일베이는 위약 대비 소양증 중증도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했다.

담도폐쇄증(BA)에 대한 개발도 진행 중이다. BA는 간경화 및 간부전을 유발할 수 있으며 어린이 간 이식의 주요 이유가 되는 질환이다. 바일베이는 미국과 EU에서 알라질증후군 및 담도폐쇄증에 대해 각각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알비레오는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PSC) 등 성인 담즙정체성 간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A3907’도 보유했다. A3907은 먹는 나트륨의존성담즙산수송체(ASBT) 억제제다.

데이비드 로우 입센 대표는 “이번 인수를 통해 얻게 될 알비레오의 자산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입센에게 매력적인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일베이의 경쟁 약물로는 미국 미럼파마슈티컬스의 ‘리브말리’(성분명 마라릭시뱃)가 있다. 리브말리는 2021년 9월 최초의 알라질증후군 치료제로 미국에서 승인됐다. PFIC에 대한 미국 품목허가는 지난해 11월에 신청했다. 담도폐쇄증 임상도 미국 및 유럽에서 진행 중이다.

GC녹십자는 2021년 7월 미럼으로부터 리브말리의 세 개 적응증에 대한 국내 독점 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알라질증후군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