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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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3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연간 경상수지는 지난해 상반기 양호한 실적 덕에 흑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라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불황형 흑자’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10일 지난해 11월 경상수지가 6억2000만달러(약 769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4억4000만달러 급감한 수치다.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는 15억7000만달러 적자로, 같은 기간 76억4000만달러 쪼그라들었다. 수출은 대폭 줄어든 반면, 수입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수출은 지난 9월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뒤 3개월 연속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3%(73억1000만달러) 줄어든 523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감소 폭으로는 코로나19 펜데믹 기간인 지난 2020년 5월(-28.7%)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도체(-28.6%), 화학공업제품(-16%), 철강제품(-11.3%) 등 대부분의 수출 주력 품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수출 증가세를 보인 주요 품목은 승용차(32%), 자동차 부품(1%), 석유제품(22.1%)뿐이었다.

지역별로는 중국(-25.5%), 동남아시아(-20.7%), 중남미(-19.2%), 일본(17.8%) 등으로의 수출이 부진했다. 수출 증가세를 보인 미국(8%), 유럽연합(0.1%) 등도 증가율은 두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수입은 원자재와 곡물 등의 수입 증가로 1년 전보다 0.6% 증가한 538억8000만달러로 나타났다.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서비스수지는 수출 화물 운임이 내린 영향으로 운송수지 흑자 폭이 축소되면서 1년 전보다 7000만달러 적자 폭이 확대된 3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11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243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822억4000만달러) 흑자 규모의 30%를 밑도는 수준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