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유명 '파인다이닝' 노마(Noma)가 내년 말 영업 중단을 선언했다. 노마는 한 끼 식사 가격이 1인당 최소 60만원이 넘는 미쉐린(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으로 유명하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노마의 오너 겸 셰프인 르네 레드제피가 최근 레스토랑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계속 노마로 존재하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며 2024년 겨울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구체적인 폐점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요식업계가 식자재 비용 상승과 외식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노마는 한 끼에 1인당 최소 500달러(한화 약 62만원)에 달하는 '파인다이닝'으로 유명한데, 이 같은 형태의 영업을 지속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레드제피는 "팬데믹이 닥치자마자 뭔가 다른 것이 필요한 때라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지난 2년간 새로운 계획을 구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챕터인 '노마 3.0'을 시작하고 있다"면서 "2025년부터 미식 실험실로 바꿔 혁신적인 음식을 연구하고 새로운 맛을 개발하는 데 몰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세상에 더 배워야 할 곳이 있다면 '노마 팝업' 레스토랑을 열겠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맛을 충분히 모았을 때 코펜하겐에서 시즌 운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두 달간 일본 교토에서 팝업 레스토랑을 열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03년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 문을 연 노마는 직접 수확한 신선한 재료로 만든 실험적인 요리로 명성을 얻었다.

식용 솔방울, 순록 라구(야채와 함께 끓인 요리), 위스키 계란 노른자 소스를 곁들인 바삭바삭한 마리골드 등 북유럽 스타일을 변형한 메뉴가 대표적이다.

2010년 업계 전문지의 '세계 50대 레스토랑' 1위에 선정되며 널리 알려졌고, 이후에도 2012년, 2021년 등 모두 다섯 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미식가들에게 이름 높은 미슐랭 가이드에서도 별 3개를 받았다.

한편, 식당 이름 '노마'는 덴마크어로 북유럽(Nordic)을 의미하는 '노르디스크(nordisk)'와 음식을 뜻하는 '마드(mad)'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