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호 군포시장은 “수도권 전철 1호선 지하화는 군포 말고도 인근 지방자치단체, 서울시 남부 주민들의 삶을 개선할 프로젝트”라며 “침체한 경기를 부양할 한국형 ‘테네시강 개발’ 관점에서라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포시 제공
하은호 군포시장은 “수도권 전철 1호선 지하화는 군포 말고도 인근 지방자치단체, 서울시 남부 주민들의 삶을 개선할 프로젝트”라며 “침체한 경기를 부양할 한국형 ‘테네시강 개발’ 관점에서라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포시 제공
경기 군포시 청사에 통합하천 정비사업 예산을 따낸 걸 축하하는 초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군포시가 작년 말 경기도 예선과 전국 본선을 차례로 통과한 결과다. 시는 2032년까지 1916억원을 투입해 산본신도시 한얼공원부터 금정역까지 산본천 1.4㎞ 구간 복개시설을 걷어내고 수변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예선에선 하은호 군포시장이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하 시장은 “산본천 복원 프로젝트를 주변 도시재생과 연계해 지역경제 활력소로 만들고, 군포시 주거환경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군포시는 수도권 도시 중에선 드물게 자연환경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립공원인 수리산이 감싼 산본신도시에선 어디서든 산책로에 진입할 수 있다. 수도권 전철 1, 4호선과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서해안·영동·평택파주(서울문산)고속도로 등이 지나는 도로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산본신도시의 집값은 다른 수도권 신도시와 비교했을 때 절반 또는 3분의 1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다른 신도시에 비해 소형·임대 아파트 비율이 높은데다 수도권 규제로 자족 기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하 시장은 “군포는 환경, 교통 면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저평가받고 있다”며 “가치를 높이기 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 시장은 당선 전부터 공론화에 힘써온 ‘1기 신도시 특별법’을 특히 기대하고 있다. 이 법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탄력을 받고 있다. 그는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비용 지원 등과 군포시에선 시범 지구를 한 곳 더 지정해 달라는 요구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작년 말 리모델링지원센터를 설치했고, 신규 주택 건축과 재개발을 모두 지원하는 주거개선지원센터도 조만간 설치하기로 했다.

‘새로운 군포’ 청사진에선 수도권 전철 1호선의 지하화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경부선 서울역~당정(군포) 32㎞ 구간을 지하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1호선이 군포를 동서로, 4호선이 남북으로 갈라놓아 비효율적”이라며 “인접한 안양시 서울 금천·구로·동작·영등포구도 마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이라고 했다. 이 사업에 적게는 수조원, 많게는 수십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 시장은 자금 조달 방식으로 부지 매각과 민간개발을 제시했다. 역세권 인근과 역사 등을 민간 자금으로 조달하면 경제성도 충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포시는 47번 국도 안양~군포~안산 구간 지하화도 요구하고 있다. 송정지구와 3기 신도시 대야미지구 주택 개발이 끝나면 차량정체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 시장은 “이 프로젝트가 완성된다면 군포 부동산 가치는 서너 배 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포는 수도권을 대표하는 첨단 물류 중심지로 발전할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 시장은 “사통팔달 교통을 갖춘 군포를 물류산업 중심으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물류센터가 질 나쁜 일자리만 만든다는 지적이 있지만 최근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포 복합물류터미널 주변에 대규모 투자를 검토하는 미국, 중국 기업도 있다”고 귀띔했다.

1, 4호선 환승역인 금정역에선 오랜 역사를 리모델링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환승센터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하 시장은 “금정역 일대는 군포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하은호 군포시장은
시민운동가 출신 정치인…1기 신도시 특별법 이끌어낸 해결사

하은호 군포시장은 행정학 박사, 시민운동가 출신 정치인이다.

‘시흥에서만 500년을 산 집안’이라는 그의 고향(시흥군 서면)은 현재 광명시와 안양시 박달동으로 바뀌었다. 시흥군(광명시 소하동)에서 초·중학교를, 수원시에서 고등학교(수성고)를 다녔고, 인천시에서 대학(인하대 행정학과)을 졸업했다. 경기 중남부 지역에서 두루 생활했다.

졸업 후엔 직장생활을 하다 건설사업을 벌였다. 이때 한 선배의 권유로 입당(민자당)한 게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계기가 됐다. 외환위기로 사업에 실패하자 공부를 통해 이를 극복하기로 결심했다.

서강대에서 경영학 석사, 인하대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인하대, 호원대 등에서 인사행정, 지방자치 등 행정학 과목을 강의했다.

2005년 이후 정당활동과 시민운동에도 참여했다. 해외동포 책보내기운동본부와 이주민사회통합지원센터 등에서 활동했고, 한국미래도시연구소(소장)와 군포성호재단(이사장)을 이끌었다.

도시계획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학자 출신 정치인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2014년 한 차례 군포시장에 도전(새누리당)했다가 낙선했다. 2021년 2월 국민의힘 군포시 당협위원장에 올랐다. 이때 1기 신도시 특별법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위원장을 맡았다. 신도시 문제를 특별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군포는 물론 성남, 안양, 부천시 주민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하 시장은 “30년 전 산본 신도시에 처음 자리 잡았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열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군포의 가치를 끌어올린 시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 하은호 군포시장

△1961년 시흥군 서면(광명시) 출생
△인하대 행정학과
△서강대 경영학 석사
△인하대 행정학 박사
△한국미래도시연구소 소장
△호원대 겸임교수
△군포성오장학재단 이사장
△군포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국민의힘 경기도당 제1기 신도시특별법추진위원장
△윤석열 대통령후보 경기도 공동선대위원장


군포=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