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의 고향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다. 미국 브로드웨이의 ‘형님’ 격이다. 연극 오페라 오페레타(작은 규모의 오페라) 등 19세기 유럽에서 인기를 끈 장르가 웨스트민스터 동부 지역에서 뮤지컬로 변신했다.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캣츠’ ‘미스 사이공’이 모두 이곳에서 태어났다. 네 작품 다 1980년대 웨스트엔드의 거물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했다.

올해는 뮤지컬 애호가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해다. ‘빅4’ 중 세 작품이 국내 무대에 올라서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오는 10월 개막한다. 웨스트엔드에서 가장 오래 공연 중인 뮤지컬이다. 19세기 프랑스 소시민의 비참한 삶과 혁명의 불씨가 피어나는 과정을 그렸다. 배우 휴 잭맨(장발장 역)과 앤 해서웨이(팡틴 역)가 출연한 뮤지컬 영화로도 제작돼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선 2012년과 2015년 공연 후 8년 만에 돌아온다.

거장 뮤지컬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든 ‘캣츠’와 ‘오페라의 유령’도 올해 국내에서 개막한다. ‘캣츠’는 T.S. 엘리엇의 시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도시 쓰레기장에 모여든 고양이들의 이야기다. 뮤지컬 넘버 ‘메모리’가 유명하다. 이달 20일 서울에서 개막하는데, 고양이로 분한 배우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젤리클석(통로석)이 마련된다.

3월 개막하는 ‘오페라의 유령’은 인기 배우 조승우가 주인공 유령 역에 캐스팅돼 화제다. 작품 내내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유령은 오페라 극장에 숨어 살며 무명의 아름다운 오페라 가수 크리스틴에 대한 사랑과 집착을 보인다. 이 작품이 국내 무대에 서는 건 13년 만이다. 브로드웨이에선 1988년부터 공연해 최장기간 공연 기록을 세우고 있는데, 오는 4월 막을 내린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고아 소녀 킴이 미국 군인 크리스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2007~2008년 시즌 프리스케이팅에서 이 뮤지컬 넘버를 활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