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의 눈물…14개 대학 26개학과 지원자 0명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곳이 14개 대학 26개 학과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원자 ‘0명’인 학과는 모두 비수도권 대학에서 나왔다. 올해 수시모집 전형에서 합격하고 등록하지 않은 수험생 수도 3만3000명에 달해 지방대의 대규모 미달 사태가 예상된다.

1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정시 모집에서 지원자 0명인 학과는 전국 14개 대학에서 26개 학과였다. 4년 전인 2020학년도에 3개 학과였던 것과 비교하면 8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정시모집 최종 경쟁률을 공개한 전국 208개 대학을 분석한 결과다.

지원자 0명인 학과는 해마다 급격히 늘고 있다. 2020학년도 3개에 그쳤던 수치는 2021학년도 5개, 2022학년도 23개로 불어난 뒤 올해는 더 증가했다. 계열별로는 인문계열에서 16개 학과(61.5%), 자연계열에서 10개 학과(38.5%)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자연계열의 경우 2020학년도엔 지원자 0명인 학과가 하나도 없었지만 2021학년도 1개, 2022학년도 9개로 늘어났다.

지원자 0명인 학과는 경북 지역이 10개로 가장 많았다. 경남(4개), 전남(4개), 부산(2개), 충남(2개), 충북(2개), 강원(1개), 전북(1개)이 뒤를 이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지원자 0명인 학과가 없었다. 지방에서도 대전, 대구, 광주, 울산, 제주 등 5개 지역에선 발생하지 않았다.

지방대의 눈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경쟁률이 3 대 1을 넘지 않는 ‘사실상 미달’인 대학의 86.8%(전체 68개 대학 중 59개 대학)가 지방대였다. 정시에선 1인당 3곳까지 원서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입시업계에서는 경쟁률이 3 대 1에 미치지 못하면 사실상 미달로 본다. 호남 지역은 23개 대학 중 5곳을 제외한 18곳이 경쟁률 3 대 1 미만으로 나타났다. 국립대인 목포대도 경쟁률 1.80 대 1로 마감했고, 경쟁률이 1 대 1을 넘지 못하는 대학도 7곳에 달했다.

올해 수시모집 전형에선 대학에 합격하고 등록하지 않은 수험생 수가 3만3000명을 넘었다. 이에 따라 2023학년도 대입 추가 모집 인원이 늘어나면서 올해도 지방대 대규모 미달 사태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대 외면 현상으로 지원자 0명이라는 극단적 상황에 처한 학과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