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미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했던 것은 역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까였는데, 생각보다 시장을 흔들만한 발언은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이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9시에 있었습니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가 주최한 행사에서 참석한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에 있어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데에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했습니다.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정치적으로 지지를 받기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경제 둔화를 야기할 수 있는 금리 인상 정책을 단행해야 한다는 수준의 원론적인 발언을 하면서, 한편으로 최근 정치권에서 연준에 대해 들어오는 요구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민주당 일각에서 연준이 기후변화 정책을 위해 감독을 강화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이번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우리는 '기후정책 입안자'가 아니며 앞으로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겁니다.
신중했던 파월…조금씩 오르는 미 증시, 체크포인트는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이번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한 발언을 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대신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같은 주요 연준 인사들이 입을 모아 금융여건 완화를 경계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을 통해 연준 내부의 기류를 확인할 수는 있었습니다. 12월 FOMC 회의록에 나온대로, 연준이 시장에 '인플레이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파월 총재와 같은 날 시장에 메시지를 내놓은 미셸 보우만 이사는 "아직은 인플레이션이 높고, 연준이 할 일이 더 많다"며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했고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강력한 신호가 있고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다는 일관된 징후가 있을 때까지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통화정책적으로 초과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가 5%에서 5.25% 수준까지는 도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요, 상반기에 미국의 금리가 5%까지 올라간 뒤 내년까지 금리 인하가 없을 수도 있다고도 전망했습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금리를 5% 이상으로 높여야 하고,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하면 최소 11개월은 지속해야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앵커>

오늘 미 증시 3대 지수는 일제 상승 마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중립적인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 매파적인 발언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월가의 투자자들은 증시 방향성에 대해 점차 희망적인 시각을 갖기 시작하는 것 같은데, 어떤 요인이 있을까요.

<기자>

일부 월가 기관투자자들이 기존의 회의적 시각을 철회하고 있는 모습이 관측되고는 있습니다. 골드만 삭스의 경우 올해 유로존의 경제가 0.6% 성장할 수 있다며 기존의 마이너스 성장 시나리오를 철회했습니다. 수정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유로존의 '기술적 침체'는 없다는 겁니다. 전망치를 높여잡은 배경은 예상보다 빠른 중국의 경기 재개 움직임과 따뜻한 겨울로 인한 에너지 가격 안정세입니다. 유로존의 올해 말 인플레이션 수준은 3.25%로 기존 4.5%에서 낮춰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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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삭스는 현지시간으로 목요일에 발표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CPI도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올 것으로 관측합니다. 시장 컨센서스는 전월비 0.1% 상승인데, 내부적으로 보는 수치는 0.06% 감소라는 겁니다. 12월 CPI엔 항공료가 2% 하락하고 신차와 중고차 가격의 하락이 두드러지게 나올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CPI가 낮게 나온다면 연준이 경기 둔화를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한 금리 인상을 추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미 증시에 조금씩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의 반대편에선 여전히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시장의 예상보다 최종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음도 함께 보셔야겠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는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6%까지 올려야 할 수 있다"며 미국 시장에 남아있는 불확실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월드뱅크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3%에서 1.7%로 오늘 하향 조정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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