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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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니켈 가격 폭등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중국 칭산그룹이 니켈 생산 확대에 나선다. 중국의 구리 공장을 정제 니켈공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칭산그룹의 계획이 순조롭게 현실화한다면, 세계 니켈 생산량이 20%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칭산그룹이 중국의 구리 생산기업들에 접근해 구리 대신 정제 니켈을 생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칭산그룹의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의 정제 니켈 생산량은 지난해 18만톤(t)의 두 배로 확대될 수 있으며, 이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20%를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칭산그룹은 이미 인도네시아에 니켈 정제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 구리 공장 중 상당수가 경영난을 겪고 있어 칭산그룹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구리 공장을 니켈 정제공장으로 전환하는 건 기술적으로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니켈은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산업용 금속이다. 칭산그룹은 니켈 중간재보다 이익률이 높은 정제 니켈에서 사업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주요 금속기업인 칭산그룹은 지난해 3월 시장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당시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이틀 동안 니켈 가격이 250% 급등하며 t당 10만달러를 돌파하자, LME는 일시적으로 니켈 거래를 중단했다. 당시 니켈 가격 이상 급등의 배후에는 칭산그룹이 있었다. 칭산그룹이 쇼트스퀴즈(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해당 자산을 사들이는 행위)에 나서면서 니켈 가격이 과도하게 뛰었다고 당시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 사태로 LME는 1985년 이후 처음으로 니켈 거래를 중단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상당히 잃었다. 당시 칭산그룹은 80억달러의 장부상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칭산그룹이 정제 니켈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면 LME를 통한 선물 거래에서 자사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정제 니켈 생산업체인 러시아 노르니켈이 올해 생산량 중 10%를 감축할 계획인 가운데, 칭산그룹의 계획이 세계 정제 니켈 수급의 안정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LME에서 니켈 선물(4월물 기준)은 t당 2만7000달러 중반대에서 손바뀜했다.
<최근 니켈 선물 가격 추이>
자료: 런던금속거래소(LME)
<최근 니켈 선물 가격 추이> 자료: 런던금속거래소(LME)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