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나경원 빚탕감안 정부 정책과 중복…동의 어렵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헝가리식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 아이디어에 대해 "정부 정책과 중복돼 동의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지난 10일 세종 총리공관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신년 만찬 간담회에서 '나 전 의원의 생각에 대해 만류했다는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국토교통부에서 이미 발표된 안을 봤을 때 이 안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보건복지부 기자들과 한 간담회에서 신혼부부 주택구입 지원책과 관련해 "조금 더 과감하게 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탕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들여다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6일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해당 발언을 직접 언급하고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밝히면서 나 전 의원과 대통령실 사이 불협화음 양상이 연출됐다.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는 나 전 의원은 발언 닷새 만인 10일에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한 총리는 이와 관련해 해당 기자간담회 전에 나 전 의원으로부터 빚 탕감 정책 아이디어를 들었고 자신이 직접적으로 만류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나 전 의원이 저한테 그런 안을 보고하러 가져오셨다가, 다시 가져가셨다"며 "2억원이라는 돈을 주고 출산에 따라 탕감하는 이 안은 효과 면에서나 중복되는 면에서나 좀 동의하기 어렵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런 것들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있고, 각부 장관이 있고, 대통령이 (위원회) 의장이시고 하니까, 거기서 충분한 토론을 해보고 (언급)하시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특히 빚 탕감 정책을 고려하기 전에 이미 총리 주재 청년정책조정위원회에서 국토부가 청년 대상 주거안정 대책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총리는 "청년들이 가고 싶은 지역에 저렴하고 만족할 수 있는 주택을 공급하는 유효적인 공급 대책과 함께, 40∼50년 만기 주택대출을 활성화하고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년 정부 개각설에 대해선 "개각 가능성은 적은 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