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10여일 앞둔 1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과일동에서 시민들이 과일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설 명절을 10여일 앞둔 1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과일동에서 시민들이 과일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은 설 연휴 대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줄어든 데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여파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5일까지 8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곤란하다는 응답이 36.6%라고 11일 밝혔다. 이어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는 응답이 34.9%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선 곤란하다는 응답이 26.0%, 보통 53.6%로 조사돼 자금사정이 악화됐다는 답변 비율이 증가했다.

자금사정 곤란원인(복수응답)으로는 △판매·매출부진(70.3%) △원·부자재 가격 상승(66.9%) △인건비 상승(34.5%) △납품대금 단가 동결·인하(7.2%) 순이다.

지난해 설과 비교해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원활하다는 응답은 38.8%를 차지했다. 곤란하다는 응답 25.6%와 비교해 '작년과 다르지 않다'는 응답이 35.6%로 더 높게 나타났다.

자금조달 시 애로사항(복수응답)으로는 △고금리(66.9%)가 가장 많아 지난해(33.5%)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은 28.4%로 지난해 50.8%대비 대폭 감소했다. 은행에서 자금을 받는 데는 큰 문제가 없으나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 자체가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설에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자금은 평균 2억2550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확보한 자금은 평균 2580만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설 자금 확보계획은 △납품대금 조기회수(65.0%) △금융기관 차입(29.0%) △결제연기(27.5%) 등 순으로 조사됐다. 대책없음 응답도 14.5%에 달했다.

자금사정이 좋지 않아 설 상여금(현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답한 중소기업은 44.3%에 그쳤다. 미정인 업체도 17.0%에 달했다.

상여금은 1인당 평균 40만원으로 지난해 44만7000원 대비 감소했다. 설 휴무계획은 96.1%의 업체가 공휴일에만 휴무한다고 답했다. 3.9%의 업체는 공휴일 외에 추가로 휴무하며 휴무일은 평균 2.3일로 나타났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올해 중소기업은 금융 이용 관련 지원 요청사항으로 금리 인하를 가장 많이 꼽았다"며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 부담이 가장 큰 자금조달 애로 요인이 되는 만큼 부담 완화를 위한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