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유(乳)기업인 매일유업이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매일유업이라는 사명에서 ‘유업’을 빼고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을 나타낼 수 있도록 ‘리브랜딩’하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올 하반기 중 사명에서 ‘유업(dairy)’을 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디저트·대체유·단백질 등 신사업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매일유업의 유제품 매출 비중은 80%로 서울우유, 남양유업 등 유업계 ‘빅3’ 가운데 가장 낮다. 매출 1위인 서울우유는 유제품 비율이 90% 수준이다.

매일유업은 최근 ‘유제품 기업’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커피전문점(폴바셋), 외식(크리스탈제이드) 등에 진출해 있다. 최근에는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와 같은 건강기능식품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귀리유인 ‘어메이징오트’, 아몬드유인 ‘아몬드 브리즈’ 등을 통해 대체유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대체유는 한국인에게 흔한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하거나 비건(채식주의) 식단을 추구하는 소비자, 건강을 찾는 중장년층 소비자에게 우유 대체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일유업이 유제품을 대신하는 대체유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더 이상 유기업의 정체성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우유와 분유 매출 비중을 줄이고 신사업을 키우는 것은 매일유업만의 전략은 아니다. 남양유업도 지난해 삼다수 판권 입찰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분유업체인 일동후디스는 단백질 제품 ‘하이뮨’을 밀고 있다.

이 같은 유업계의 움직임은 출산율 급락에 따라 영유아를 타깃으로 한 유제품 시장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우유 판매량이 줄면서 대리점에 납품·판매하는 ‘대리점 체제’는 이제 존속 불가능한 상태까지 왔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식품기업 중에선 CJ제일제당도 사명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사명에서 ‘제당’을 빼고 리브랜딩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