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美 국무부 차관 만나 한국산 전기차 IRA 차별 논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이 방한한 호제이 퍼낸데즈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담당 차관과 만나 한국산 전기차 차별 이슈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경영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퍼낸데즈 차관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5, 기아의 EV6 등 전기차는 IRA의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맞추지 못해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 회장은 미국 내 투자를 결정한 기업에는 유연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조지아 전기차 공장을 완공해 현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회장은 퍼낸데즈 차관과 미래 모빌리티, 글로벌 공급망 등 분야에서도 다양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퍼낸데즈 차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현대차와 만났다”며 “한국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회복을 위한 지속 가능한 비전을 발전시키고 있고 양국의 경제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퍼낸데즈 차관은 주요 배터리·반도체 기업과도 만나 기술 공동 연구개발, 공급망 회복 등을 논의했다. 이날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LG에너지솔루션 임원 등과 배터리 원재료 공급망 이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미국은 북미에서 조달한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리튬 코발트 흑연 등 핵심 광물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북미 등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퍼낸데즈 차관은 국내 반도체기업 관계자와도 만나 미국 주도 반도체 동맹 ‘칩4’ 관련 현안 등을 다룬 것으로 관측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