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北 공격땐 1000배로 응징…대량보복 능력 확고히 구축"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북한 도발 억제와 관련해 “우리가 공격을 당하면 100배, 1000배로 때릴 수 있는 대량응징보복(KMPR) 능력을 확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공격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에서 “KMPR을 확고히 해서 도발심리 자체를 눌러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KMPR 역량을 갖추고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면 (북한이) 공격 자체를 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자체 핵무장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수위가 더 높아지면 대한민국이 전술핵을 배치한다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과학기술로 더 이른 시일 안에 우리도 (핵무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한·미 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참여하고, 공동 기획·실행하는 이런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에 대해선 “평화헌법을 채택한 나라가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냐고 하지만,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다니고 핵이 올 수 있는데 그걸 막기 쉽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도 이제 머리 위로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날아다니니까 방위비를 증액하고, 소위 ‘반격’ 개념을 국방계획에 집어넣기로 하지 않았나. 그걸 누가 뭐라고 하겠나”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업무보고 첫머리발언에선 “상대방의 선의에 의한 평화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가짜 평화”라며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에는 강력한 자위권을 행사할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다음달 미국에서 하겠다고 보고했다. DSC TTX는 한·미 간 정책 분야 위주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토의하는 연습으로, 2021년 9월 이후 열리지 않다가 지난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정례화에 합의했다. 이 장관은 “그 어느 때보다 이번 TTX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훈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전력 보강 계획도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발사 원점을 교란·파괴하고 북한 전 지역에 대한 파괴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런 공세 전략을 ‘한국형 3축 체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좌동욱/김동현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