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인디아나존스' 꼬마 배우, 골든글로브 수상 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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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쯔충, 아시아계 두번째 여우주연상…"다양성 반영한 결과"
'보이콧 여진' 일부 후보·수상자 불참…폭우에 발 묶이기도 거의 40년 전 글로벌 극장가를 달궜던 영화 '인디아나 존스' 2편의 꼬마 배우가 나이 50살을 넘겨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주인공 중 한 명은 베트남계 미국 배우 키 호이 콴(51)이었다.
◇눈시울 붉힌 키 호이 콴 "도전할 기회 줘 감사"
키 호이 콴은 다중우주(멀티버스) 세계관을 담은 SF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브리씽')에서 열연을 펼쳐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인디아나 존스' 2편(1985년) 개봉 이후 38년 만이었다.
그는 10대 시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에 출연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극 중 주인공인 존스 박사(해리슨 포드 분)를 돕는 꼬마 조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이다.
여세를 몰아 그는 어드벤처 영화 '구니스'(1986)에도 출연해 아역 스타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그 이후 키 호이 콴의 연기 인생은 잘 풀리지 않았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배우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스크린 뒤에서 무술 담당 스태프로 일하며 영화계를 떠나지 않았던 그가 다시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에브리씽' 덕분이었다.
그는 지난해 개봉한 이 영화에서 주연 배우 량쯔충(양자경)의 극 중 남편 역할을 소화했다.
키 호이 콴은 수상자로 호명되자 무대에 올라 트로피에 연신 입맞춤을 했다.
곧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콧등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먼저 스필버그 감독을 향해 "내가 어디에서 왔고 누가 나에게 첫 번째 기회를 줬는지를 절대 잊지 않았다"고 인사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두려움을 갖게 됐지만, 다행히도 (인디아나 존스에 출연했던) 아이에게 도전할 기회를 줬다"며 '에브리씽' 감독과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환갑 맞은 량쯔충, 여우주연상…유색인종 배우 다수 수상
1980∼90년대 홍콩 액션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말레이시아 출신의 여배우 량쯔충도 이날 '에브리씽'으로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시아계 배우의 수상은 2020년 한국계 미국 배우 아콰피나가 트로피를 품에 안은 이후 두 번째다.
그는 SF 장르의 이 영화에서 다중 우주를 넘나드는 중국계 여성 이민자 역할을 연기했다.
지난해 환갑을 맞은 그는 진심 어린 수상 소감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겪었던 인종차별 경험을 소개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은 놀라운 여정이자 싸움이었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날이 가고 해가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든다"며 "하지만, '에브리씽'이라는 최고의 선물이 찾아왔다.
이 영화는 때로는 눈에 띄지 않는 우리 주변의 여성에게 경의를 보내는 영화"라고 말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올해 시상식에서 인종 다양성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썼다.
지난해 HFPA 회원 구성을 놓고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졌고, 할리우드 영화계의 보이콧으로 2022년 시상식은 생방송이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다.
이후 골든글로브는 개혁을 내걸고 올해 시상식을 준비했고, 키 호이 콴과 량쯔충을 비롯해 흑인과 라틴계 등 유색인종 배우 다수가 연기상을 받았다.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의 앤절라 바셋, '애봇 엘리먼트리'의 퀸타 브런슨과 타일러 제임스 윌리엄스, '유포리아'의 젠데이아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로이터 통신은 다양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평생 공로상을 받은 '글리'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프로듀서 라이언 머피는 작품 속 동성애자 캐릭터를 언급하면서 성 소수자 인권을 역설했다.
◇트로피 반납했던 톰 크루즈 '노쇼'…폭우에 케빈 코스트너 불참
지난해 보이콧 사태로 홍역을 치른 골든글로브는 올해 생중계를 재개하면서 할리우드의 유명 인사를 참석시키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더 페이블맨스'로 작품상을 받은 스필버그 감독을 비롯해 '아타바2'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 특급 스타 브래드 피트, 가수 겸 배우 리한나 등이 시상식장 테이블에 착석했다.
하지만, HFPA의 인종차별 문제에 항의하며 골든글로브 트로피 3개를 반납했던 톰 크루즈는 자신이 주연한 영화 '탑건:매버릭'이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브렌던 프레이저도 앞서 불참을 선언했다.
프레이저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HFPA에서 제명된 전 회장 필립 버크가 2003년 한 행사장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함께 케이트 블란쳇, 젠데이아, 어맨다 사이프리드 등 일부 연기상 수상자들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아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케빈 코스트너는 '옐로스톤'으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캘리포니아주를 강타한 폭우 때문에 발이 묶여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보이콧 여진' 일부 후보·수상자 불참…폭우에 발 묶이기도 거의 40년 전 글로벌 극장가를 달궜던 영화 '인디아나 존스' 2편의 꼬마 배우가 나이 50살을 넘겨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주인공 중 한 명은 베트남계 미국 배우 키 호이 콴(51)이었다.
◇눈시울 붉힌 키 호이 콴 "도전할 기회 줘 감사"
키 호이 콴은 다중우주(멀티버스) 세계관을 담은 SF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이하 '에브리씽')에서 열연을 펼쳐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인디아나 존스' 2편(1985년) 개봉 이후 38년 만이었다.
그는 10대 시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에 출연해 전 세계 영화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극 중 주인공인 존스 박사(해리슨 포드 분)를 돕는 꼬마 조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이다.
여세를 몰아 그는 어드벤처 영화 '구니스'(1986)에도 출연해 아역 스타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그 이후 키 호이 콴의 연기 인생은 잘 풀리지 않았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배우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스크린 뒤에서 무술 담당 스태프로 일하며 영화계를 떠나지 않았던 그가 다시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에브리씽' 덕분이었다.
그는 지난해 개봉한 이 영화에서 주연 배우 량쯔충(양자경)의 극 중 남편 역할을 소화했다.
키 호이 콴은 수상자로 호명되자 무대에 올라 트로피에 연신 입맞춤을 했다.
곧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콧등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먼저 스필버그 감독을 향해 "내가 어디에서 왔고 누가 나에게 첫 번째 기회를 줬는지를 절대 잊지 않았다"고 인사했다.
이어 "'나이가 들면서 두려움을 갖게 됐지만, 다행히도 (인디아나 존스에 출연했던) 아이에게 도전할 기회를 줬다"며 '에브리씽' 감독과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환갑 맞은 량쯔충, 여우주연상…유색인종 배우 다수 수상
1980∼90년대 홍콩 액션 영화계를 주름잡았던 말레이시아 출신의 여배우 량쯔충도 이날 '에브리씽'으로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시아계 배우의 수상은 2020년 한국계 미국 배우 아콰피나가 트로피를 품에 안은 이후 두 번째다.
그는 SF 장르의 이 영화에서 다중 우주를 넘나드는 중국계 여성 이민자 역할을 연기했다.
지난해 환갑을 맞은 그는 진심 어린 수상 소감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겪었던 인종차별 경험을 소개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은 놀라운 여정이자 싸움이었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날이 가고 해가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기회는 점점 더 줄어든다"며 "하지만, '에브리씽'이라는 최고의 선물이 찾아왔다.
이 영화는 때로는 눈에 띄지 않는 우리 주변의 여성에게 경의를 보내는 영화"라고 말했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올해 시상식에서 인종 다양성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썼다.
지난해 HFPA 회원 구성을 놓고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졌고, 할리우드 영화계의 보이콧으로 2022년 시상식은 생방송이 중단되는 파행을 겪었다.
이후 골든글로브는 개혁을 내걸고 올해 시상식을 준비했고, 키 호이 콴과 량쯔충을 비롯해 흑인과 라틴계 등 유색인종 배우 다수가 연기상을 받았다.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의 앤절라 바셋, '애봇 엘리먼트리'의 퀸타 브런슨과 타일러 제임스 윌리엄스, '유포리아'의 젠데이아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로이터 통신은 다양성을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평생 공로상을 받은 '글리'와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의 프로듀서 라이언 머피는 작품 속 동성애자 캐릭터를 언급하면서 성 소수자 인권을 역설했다.
◇트로피 반납했던 톰 크루즈 '노쇼'…폭우에 케빈 코스트너 불참
지난해 보이콧 사태로 홍역을 치른 골든글로브는 올해 생중계를 재개하면서 할리우드의 유명 인사를 참석시키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더 페이블맨스'로 작품상을 받은 스필버그 감독을 비롯해 '아타바2'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 특급 스타 브래드 피트, 가수 겸 배우 리한나 등이 시상식장 테이블에 착석했다.
하지만, HFPA의 인종차별 문제에 항의하며 골든글로브 트로피 3개를 반납했던 톰 크루즈는 자신이 주연한 영화 '탑건:매버릭'이 작품상 후보에 올랐지만,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브렌던 프레이저도 앞서 불참을 선언했다.
프레이저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HFPA에서 제명된 전 회장 필립 버크가 2003년 한 행사장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함께 케이트 블란쳇, 젠데이아, 어맨다 사이프리드 등 일부 연기상 수상자들은 개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아 더욱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편 케빈 코스트너는 '옐로스톤'으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캘리포니아주를 강타한 폭우 때문에 발이 묶여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