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대란 조사 벼르는 美의회…"재발 막으려면 근본원인 따져야"
미국 전역의 항공교통을 마비시킨 미 연방항공국(FAA) 전산망 중단 원인에 대해 미 의회가 조사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방 상원 상무위원회 마리아 캔트웰(민주) 위원장은 12일(현지시간) "무엇이 이번 사태를 일으켰는지, 정리 해고가 미래의 시스템 중단에 어떤 역할을 할지 등에 대해 들여다볼 것"이라며 "탄력있는 항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원 교통·기반시설 위원회의 샘 그레이브스(공화) 위원장은 전날 빚어진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 교통망의 크나큰 취약성을 잘 보여준다"며 "몇주 전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광범위한 차질과 마찬가지로, 연방 교통부와 FAA가 항공교통 통제 시스템을 적절히 유지하고 운영하는 데 실패한 것에도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악천후나 활주로 폐쇄 등 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를 담은 전산 체계 '노탐' 오작동을 이유로 FAA가 발령한 운항 중단 명령은 90분이 지나 해제됐으나 이 여파로 대다수 항공사의 지연 출발과 연착, 결항이 줄줄이 이어졌다.

항공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약 9천585편이 지연되고 1천321편은 취소됐다.

그레이브스 위원장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미래에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방지할지를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 동료들과 감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원 상무위원회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중요한 안전 시스템을 유지하고, 운영하는 데 실패한 FAA의 무능은 무엇으로도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며 "행정 당국은 의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의회가 올해 FAA의 예산 재승인과 관련, 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FAA는 근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5년 전 승인이 이뤄진 FAA 예산은 오는 9월 30일에 만료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의회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 것으로 로이터는 관측했다.

이번 사태와 맞물려 FAA 연방항공국장이 현재 공석이라는 점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7월 현 덴버국제공항 최고경영자(CEO)인 필립 워싱턴을 항공청장으로 지명했지만, 그의 인준을 담당하는 상원 상무위원회는 인사청문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워싱턴 지명자는 항공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며 과거 로스앤젤레스의 교통 당국 CEO로 근무하는 동안 비리에 연루됐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그레이브스 위원장은 이와 관련, "이번 사태로 FAA의 인력 공백 사태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며 "FAA는 국장부터 시작해 모든 직위에서 숙련되고, 헌신적이며 영속적인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