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재 석좌교수 "2025년 서울서 세계경제학자대회…韓 노벨상 수상 계기 될 것"
“2025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학자대회(ESWC)가 한국의 노벨경제학상 수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차기 한국경제학회 회장인 황윤재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사진)는 12일 “세계에 한국 경제학계의 위상과 수준을 알릴 기회”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서울)은 2025년 8월 세계계량경제학회가 개최하는 세계경제학자대회의 차기 개최지로 지난 7일 선정됐다.

세계계량경제학회는 역사적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다수 경제학자가 석학 회원으로 소속되어있을 만큼 높은 권위를 지닌 대표적인 국제 학술단체다.

세계경제학자대회는 5년마다 열리는 경제학 분야 최대 국제 학술대회로, 노벨경제학자 수상자 등 1만여 명의 경제학자가 참석하는 ‘경제학계 올림픽’이라고 불린다. 아시아에서는 1995년 일본 도쿄, 2010년 중국 상하이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것이다.

황 교수는 “노벨경제학상은 학문적 성과가 가장 우선되지만, 세계 경제학계 내 위상과 주도권도 중요하다”며 “한국이 2014년 세계수학자대회를 유치한 뒤 한국인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했듯, 세계경제학자대회 개최가 한국 경제학자의 노벨상 수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세계경제학자대회의 서울 유치를 위해 지난해부터 발로 뛰었다. 한국경제학회 산하 세계경제학자대회 유치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함께 공동 유치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관광공사와 서울관광재단 후원으로 엔리케 센타나 세계계량경제학회 사무총장을 초청해 논문 발표 세미나를 여는 등 공을 들였다.

유치 과정에서는 윤석열 대통령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한국 경제학계는 이론적으로나 실용적으로 한국의 경제 성장에 버팀목이 돼왔다”며 학회에 지지 서한을 보냈다. 윤 대통령은 서한에서 “아버지가 한평생을 계량경제학 연구에 헌신했고, 한국에서 젊은 경제학자 육성에 이바지했다”며 경제학자인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황 교수는 “대통령까지 각별한 관심을 보여준 것이 대회 유치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2025년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는 글로벌 공급망과 기술혁신,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 빅데이터와 실증기반 정책평가, 노동시장 불평등과 복지제도, 팬데믹 이후 뉴노멀 시대의 경제정책 등 세계 경제학계가 당면한 다양한 연구과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 교수는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한국 경제와 관련된 특별 세션도 기획하고 있다. 황 교수는 “저개발 국가와 제3세계 촉망받는 경제학자의 참여를 지원해 국가 위상을 높일 것”이라며 “한국 경제 성장의 성공 사례를 홍보하고 노하우를 전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황 교수는 세계경제학자대회가 한국 내에서 경제학에 대한 국가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기대도 내비쳤다. 그는 “세계적인 경제학 석학과 국내 신진 학자들의 워크숍,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의 일반인 대상 강연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