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문장] 그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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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사교 행사에 초대되고, 이야기 나눌 친구와 가족이 있고, 사랑하고 또 사랑받고, 혹은 자신들의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것을 아주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게일 허니먼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문학동네) 中
가족도 친구도 없고 언제나 혼자인 엘리너는 곧 서른이 되는 독신 여성이다. 완벽한 외톨이에 고립된 생활을 하는 듯한 그녀는 얼굴에 알 수 없는 흉터도 있고, 가스라이팅을 하는 엄마와의 관계도 이상하고,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제목은 역설적이게도 <엘리너 올리펀트는 완전 괜찮아>라고 말하고 있다.
인용한 문장처럼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보일 때가 있다. 외톨이에 대해서라면 나도 자신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 먼저 다가가는 것도,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늘 힘들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불행한 과거를 지닌 엘리너도 서른부터 친구를 사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좋은 소설은 인물을 혼자 두지 않고 사람의 곁에 둔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을 움직인 소설은 현실에서 혼자 있던 독자를 사람의 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
소설가 정대건(2020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