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IRA 수혜" 기대에 치솟은 한화솔루션…'8조 혜택' 현실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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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현지 최대 규모 태양광 생산단지 청사진에 3거래일동안 9%↑
신재생 부문, 발전사업 매각 수익 더해지며 주력사업으로 부상
“솔라허브 완공 시점에 시황 악화될 리스크 확인해야”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배신’ 이슈가 불거진 이후 한동안 주식 시장에서 영향력이 약해졌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지난주 다시 한번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태양광 사업을 키우며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하는 한화솔루션이 IRA 수혜를 노린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입니다.
한화솔루션이 지난 11일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워낙 크게 관심이 집중됐으니, 여기서는 간단히만 짚고 넘어가죠. 이 회사는 미국 조지아주에 2025년까지 약 3조20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연간 8.4기가와트(GW)로 확대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IRA를 통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연간 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추산했습니다.
호재에 목말라 있던 주식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투자 계획이 발표된 당일인 지난 11일에만 6.86% 상승한 데 이어, 이튿날인 12일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장중 4만9900원까지 올라 5만원선을 넘보기도 했습니다. 다만 직전 거래일인 13일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탓에 소폭 하락해 4만7850원에 마감됐습니다. 그래도 미국 투자 계획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10일 종가와 비교하면 3거래일만에 9.37%가 올랐습니다.
전사 실적 전망은 크게 돋보이지 않습니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한화솔루션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141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9.84% 감소한다는 데 증권가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부문별로 뜯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업황 부진이 이어진 케미칼 부문이 작년 4분기엔 가성소다 생산설비의 정기보수로 출하량이 감소하며 실적이 더 악화됐지만, 거의 대부분을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만회했기 때문입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작년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왔지만, 작년 2분기 흑자전환한 뒤 3개 분기만에 과거 주력 사업 부문의 부진을 메꿀 정도로 실적 개선세가 가파릅니다. 한화솔루션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3일 집계 기준 컨센서스와 가장 비슷한 3143억원으로 제시한 NH투자증권은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27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직전 분기 대비 39.5% 증가한 수준이죠.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이 미국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지를 구축해 발전사업자에게 매각하는 발전사업 부문이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태양광 모듈 판매와 발전사업 지분 매각의 투 트랙 구조로 변화했다”며 “작년 4분기부터 매 분기 발전사업 지분 매각을 통한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증권가는 한화솔루션이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점칩니다. 태양광 모듈 판매 수익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힘을 실으면서입니다. 작년 12월부터 태양광 모듈을 만들기까지의 원재료·반제품 단계인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가격이 급락한 데 비해, 한화솔루션이 판매하는 태양광 모듈 가격의 하락폭은 미미했기 때문이죠.
대단한 발견을 한 게 아닙니다. 심지어 이미 주가에 반영됐던 이슈예요. 한화솔루션 주가가 작년 11월24일부터 부터 이달 5일까지 한달 남짓동안 25.37% 하락한 데 대해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폴리실리콘 및 웨이퍼 가격은 중국에서의 신증설 물량 도입으로 급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셀 및 모듈 하락세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면서도 “전반적인 가격 약세가 태양광 밸류체인에 부정적일 것이란 우려로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크게 조정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태양광 모듈 가격이 원료·중간제품을 따라 하락할 리스크가 깊숙이 숨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 유럽에는 태양광 설치량 이상의 태양광 모듈이 수입돼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하락 중”이라며 “유럽으로 유입되지 못한 물량은 동남아시아를 우회해 미국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또 미국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억류된 중국산 태양광 모듈 중 규제 대상인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한 물량도 미국 시장에 풀릴 예정입니다. 이에 더해 폴리실리콘·웨이퍼 가격 폭락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중국의 셀·모듈 업체가 생산량을 재차 늘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윤재성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하락한다는,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이 상식을 한화솔루션의 미국 투자 계획에도 대입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 단지를 완공해 물량을 쏟아내는 상황에서도 제 값을 받을 수 있느냐는 겁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 말고도 우후준숙으로 태양광 모듈 생산 설비를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나오면서 미국 내 수요보다 공급 물량이 너무 많아지거나, 생각보다 설치 수요가 적어 재고가 쌓일 수 있다”며 “지금은 막연히 미래의 미국 태양광 수요 증가를 가정하고 있는데, 외부 여건으로 인해 지금과 시황이 달라질 리스크는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만약 황성현 연구원의 지적대로 한화솔루션이 미국에 구축할 솔라허브의 완공 시점에 태양광 시황이 악화될 수 있다면, 지금 이야기되는 ‘10년간 8조원’이라는 IRA 혜택도 다시 따져봐야 합니다. 솔라허브 완공 이후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생산능력인 연선 8.4GW의 ‘풀(Full) 가동’을 가정한 혜택이기 때문입니다. 공장 가동률 100%가 일반적인 업황에서 나오는 숫자는 아니죠.
📂한화솔루션 프로필(1월13일 종가 기준)
현재주가: 4만7850원
PER(12개월 포워드): 11.23배
적정주가: 6만5529원
2022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1조997억원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종목 집중탐구
현지 최대 규모 태양광 생산단지 청사진에 3거래일동안 9%↑
신재생 부문, 발전사업 매각 수익 더해지며 주력사업으로 부상
“솔라허브 완공 시점에 시황 악화될 리스크 확인해야”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배신’ 이슈가 불거진 이후 한동안 주식 시장에서 영향력이 약해졌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지난주 다시 한번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태양광 사업을 키우며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하는 한화솔루션이 IRA 수혜를 노린 대규모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입니다.
한화솔루션이 지난 11일 투자 계획을 발표한 뒤 워낙 크게 관심이 집중됐으니, 여기서는 간단히만 짚고 넘어가죠. 이 회사는 미국 조지아주에 2025년까지 약 3조20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연간 8.4기가와트(GW)로 확대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IRA를 통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연간 1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추산했습니다.
호재에 목말라 있던 주식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투자 계획이 발표된 당일인 지난 11일에만 6.86% 상승한 데 이어, 이튿날인 12일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며 장중 4만9900원까지 올라 5만원선을 넘보기도 했습니다. 다만 직전 거래일인 13일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탓에 소폭 하락해 4만7850원에 마감됐습니다. 그래도 미국 투자 계획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 10일 종가와 비교하면 3거래일만에 9.37%가 올랐습니다.
흑자전환 이후 3개 분기만에 화학 부진 메꿔낸 신재생에너지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 전부터 한화솔루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 호조에 힘입어 준수한 수준의 작년 4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 덕이었습니다.전사 실적 전망은 크게 돋보이지 않습니다. 13일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한화솔루션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141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9.84% 감소한다는 데 증권가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부문별로 뜯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업황 부진이 이어진 케미칼 부문이 작년 4분기엔 가성소다 생산설비의 정기보수로 출하량이 감소하며 실적이 더 악화됐지만, 거의 대부분을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만회했기 때문입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작년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왔지만, 작년 2분기 흑자전환한 뒤 3개 분기만에 과거 주력 사업 부문의 부진을 메꿀 정도로 실적 개선세가 가파릅니다. 한화솔루션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13일 집계 기준 컨센서스와 가장 비슷한 3143억원으로 제시한 NH투자증권은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27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직전 분기 대비 39.5% 증가한 수준이죠.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이 미국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지를 구축해 발전사업자에게 매각하는 발전사업 부문이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태양광 모듈 판매와 발전사업 지분 매각의 투 트랙 구조로 변화했다”며 “작년 4분기부터 매 분기 발전사업 지분 매각을 통한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증권가는 한화솔루션이 올해 1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점칩니다. 태양광 모듈 판매 수익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힘을 실으면서입니다. 작년 12월부터 태양광 모듈을 만들기까지의 원재료·반제품 단계인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가격이 급락한 데 비해, 한화솔루션이 판매하는 태양광 모듈 가격의 하락폭은 미미했기 때문이죠.
솔라허브 완공될 2025년에도 지금의 시황 유지될까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태양광 모듈을 구매하는 한화솔루션의 고객사들도 원가가 낮아진 걸 뻔히 알 텐데, 과거의 높은 가격을 부담하면서 모듈을 사가겠냐는 겁니다.대단한 발견을 한 게 아닙니다. 심지어 이미 주가에 반영됐던 이슈예요. 한화솔루션 주가가 작년 11월24일부터 부터 이달 5일까지 한달 남짓동안 25.37% 하락한 데 대해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폴리실리콘 및 웨이퍼 가격은 중국에서의 신증설 물량 도입으로 급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셀 및 모듈 하락세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면서도 “전반적인 가격 약세가 태양광 밸류체인에 부정적일 것이란 우려로 한화솔루션의 주가는 크게 조정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태양광 모듈 가격이 원료·중간제품을 따라 하락할 리스크가 깊숙이 숨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 유럽에는 태양광 설치량 이상의 태양광 모듈이 수입돼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하락 중”이라며 “유럽으로 유입되지 못한 물량은 동남아시아를 우회해 미국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또 미국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억류된 중국산 태양광 모듈 중 규제 대상인 신장 지역에서 생산된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한 물량도 미국 시장에 풀릴 예정입니다. 이에 더해 폴리실리콘·웨이퍼 가격 폭락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중국의 셀·모듈 업체가 생산량을 재차 늘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라고 윤재성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하락한다는,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이 상식을 한화솔루션의 미국 투자 계획에도 대입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 단지를 완공해 물량을 쏟아내는 상황에서도 제 값을 받을 수 있느냐는 겁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 말고도 우후준숙으로 태양광 모듈 생산 설비를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나오면서 미국 내 수요보다 공급 물량이 너무 많아지거나, 생각보다 설치 수요가 적어 재고가 쌓일 수 있다”며 “지금은 막연히 미래의 미국 태양광 수요 증가를 가정하고 있는데, 외부 여건으로 인해 지금과 시황이 달라질 리스크는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만약 황성현 연구원의 지적대로 한화솔루션이 미국에 구축할 솔라허브의 완공 시점에 태양광 시황이 악화될 수 있다면, 지금 이야기되는 ‘10년간 8조원’이라는 IRA 혜택도 다시 따져봐야 합니다. 솔라허브 완공 이후 한화솔루션의 미국 내 생산능력인 연선 8.4GW의 ‘풀(Full) 가동’을 가정한 혜택이기 때문입니다. 공장 가동률 100%가 일반적인 업황에서 나오는 숫자는 아니죠.
📂한화솔루션 프로필(1월13일 종가 기준)
현재주가: 4만7850원
PER(12개월 포워드): 11.23배
적정주가: 6만5529원
2022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1조997억원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