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은 자기 아이의 똥 냄새를 다른 아이의 똥 냄새보다 덜 역겹게 느낀다. 자기 아이의 것인지 알아서가 아니다. 연구자들이 기저귀를 몰래 바꿔 놔도 반응은 동일했다. 똥은 오랜 시간 전부터 문화적으로 학습된 혐오의 대상이었지만 절대적인 건 아니다. 모성애 등 다른 요소에 의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감정이란 설명이다.미생물학 박사이자 과학 저널리스트 브린 넬슨이 쓴 <똥>은 모두가 누지만 아무도 말하기 꺼려 하는 똥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똥에 대한 혐오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고대부터 똥은 혐오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동유럽과 중앙아시아의 대초원에서 살았던 유목민 전사 부족인 스키타이족은 역사상 최초로 똥을 무기로 사용했다. 기원전 4세기에 스키타이인들은 사람의 피와 동물의 배설물 등을 섞어 만든 혼합물을 화살촉에 묻혀 화살을 쐈다. 화살에 묻은 물질 때문에 부상자들은 상처 부위에서 괴저나 파상풍이 발생해 죽거나 무력화됐다. 독화살에 맞지 않은 사람들도 끔찍한 냄새 때문에 고통을 겪었다. 똥은 건강 상태를 말해 준다. 포도송이 모양과 소시미 모양 똥 중 더 건강한 건 소시지 모양 똥이다. 만약 매일 포도송이 모양 똥을 눈나면 변비 초기 단계일 수 있다. 똥의 색깔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녹색 똥은 음식물이 대장을 너무 빨리 통과하고 있다는 신호이며, 노란 똥은 지방 소화에 문제가 있음을 나타낸다.똥은 생활환경에 대해서도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저소득 국가의 똥은 부유한 국가의 똥보다 평균적으로 두 배 더 무겁다. 도시 지역의 하수에서는 약물 농도가 시골 지역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며, 고령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