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나는 왜 일하는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민혜경 구글코리아 인사총괄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하루 꼬박 8시간 이상을 일하면서 보낸다. 생각해보면, 길지 않은 우리 인생에서 엄청난 분량의 시간을 ‘일’에 저항도 없이 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일을 통해 먹고 입고 잘 곳을 얻고, 거기에 덤으로 스스로가 성장도 할 수 있음에 감사하지만 그것이 일을 하는 이유의 전부일까. 나, 우리, 인간은 왜 일하는가?
옛 말씀을 들여다보자면, 먼저 창세기에서 신은 6일간 창조의 ‘일’을 하며 등장한다. 인간 역시 일하는 신의 모습을 닮아 ‘일하는 인간’이 됐다. 성경에 따르면 인간은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는’ 일을 하라는 복된 사명을 받았으며, 세상을 돌보고 가꾸는 ‘일’은 인간 존재의 핵심적인 역할로 그려진다. 한편 묵자(墨子)는 ‘의, 이야(義, 利也)’ 즉, ‘의로운 것(義)과 이로운 것(利)’은 함께 가는 것이라고 했다. 묵자의 사상은 사람을 골고루 이롭게 하는 것을 의로 보았고, 그런 의미에서 묵자의 ‘일’에 대한 개념은 서로가 공동체와 이웃을 두루 이롭게 하는 것이었다. 종합해 생각해보면, 예로부터 인간은 세상을 돌보고 가꾸라는 사명을 실천하고, 자신 주변을 이롭게 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는 현대인들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일하는 구글의 사명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잘 정리해서 모든 사람이 접근 가능하고 유용하게 한다’이다. 구글 기업문화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직원 개개인이 자신의 업무가 이 사명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명확히 안다는 점이다. 직원들에게 ‘요즘 재미있어요?’라고 종종 묻는데 ‘그렇다’라고 신나게 답하는 이들은,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를 돕고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다고 한다. 사무실 벽 어디에도 회사의 사명이 붙어 있지 않지만, 항상 모두에게 보다 더 이로운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일이 주는 기쁨을 체험하는 직원들은 창의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인사 담당자로 일하며 존경받는 리더들을 많이 보아왔다. 이들은 하나같이 일의 ‘의무’보다는 ‘의미’를 강조하며, 어려운 시기에도 사람과 세상에 도움 되는 것에 집중할 줄 아는 강력한 조직을 만든다.
최근에 나무공예를 하는 지인에게서 직접 만든 플레이팅보드를 선물 받았다. 단순해 보이는 물건이지만, 한 개 만드는 데 족히 한 달은 걸리는 작품이라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매일 사용하는 물건과 먹는 음식재료 중 어느 하나, 내 손으로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없다. 같은 맥락에서 존경하는 멘토가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세상에 도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지금 하는 일을 탁월하게 하라.’ 결국 이 또한 ‘일’이란 세상을 섬기는 것이며, 모두가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제 일을 해주면 서로를 이롭게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렇게 동서고금의 지혜가 한목소리로 일러주는 ‘일하는 이유’를 새해를 맞으며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옛 말씀을 들여다보자면, 먼저 창세기에서 신은 6일간 창조의 ‘일’을 하며 등장한다. 인간 역시 일하는 신의 모습을 닮아 ‘일하는 인간’이 됐다. 성경에 따르면 인간은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을 다스리는’ 일을 하라는 복된 사명을 받았으며, 세상을 돌보고 가꾸는 ‘일’은 인간 존재의 핵심적인 역할로 그려진다. 한편 묵자(墨子)는 ‘의, 이야(義, 利也)’ 즉, ‘의로운 것(義)과 이로운 것(利)’은 함께 가는 것이라고 했다. 묵자의 사상은 사람을 골고루 이롭게 하는 것을 의로 보았고, 그런 의미에서 묵자의 ‘일’에 대한 개념은 서로가 공동체와 이웃을 두루 이롭게 하는 것이었다. 종합해 생각해보면, 예로부터 인간은 세상을 돌보고 가꾸라는 사명을 실천하고, 자신 주변을 이롭게 하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는 현대인들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일하는 구글의 사명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잘 정리해서 모든 사람이 접근 가능하고 유용하게 한다’이다. 구글 기업문화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직원 개개인이 자신의 업무가 이 사명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명확히 안다는 점이다. 직원들에게 ‘요즘 재미있어요?’라고 종종 묻는데 ‘그렇다’라고 신나게 답하는 이들은,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를 돕고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다고 한다. 사무실 벽 어디에도 회사의 사명이 붙어 있지 않지만, 항상 모두에게 보다 더 이로운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일이 주는 기쁨을 체험하는 직원들은 창의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
인사 담당자로 일하며 존경받는 리더들을 많이 보아왔다. 이들은 하나같이 일의 ‘의무’보다는 ‘의미’를 강조하며, 어려운 시기에도 사람과 세상에 도움 되는 것에 집중할 줄 아는 강력한 조직을 만든다.
최근에 나무공예를 하는 지인에게서 직접 만든 플레이팅보드를 선물 받았다. 단순해 보이는 물건이지만, 한 개 만드는 데 족히 한 달은 걸리는 작품이라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매일 사용하는 물건과 먹는 음식재료 중 어느 하나, 내 손으로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없다. 같은 맥락에서 존경하는 멘토가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있다. ‘세상에 도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지금 하는 일을 탁월하게 하라.’ 결국 이 또한 ‘일’이란 세상을 섬기는 것이며, 모두가 각자의 일터에서 열심히 제 일을 해주면 서로를 이롭게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렇게 동서고금의 지혜가 한목소리로 일러주는 ‘일하는 이유’를 새해를 맞으며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