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13일 서울 강남을 당협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이 13일 서울 강남을 당협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친윤계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지지율이 오른 김 의원을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의 프레임에 가두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안 의원은 13일 서울 강남을 당협 간담회에서 “김·장 연대는 사실 공천 연대”라며 “김·장 연대에 영남 지역 의원이 많이 붙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게 공천과 연결될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공천 파동의 핵심은 영남의 훌륭한 의원을 잘라버리고 자기 친구를 심는 것”이라며 “문제는 그걸 보고 실망한 수도권에서 몰살한다. 그게 바로 지난번(2020년 총선)에 있었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김·장 연대는 공포 정치 아니냐. 사실 사람들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이번 총선에서) 또 수도권이 실망해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저는 빚진 사람이 없다”며 “우리 국민의힘은 공천 파동 정당이 아니라 실력 공천,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으로 정말 상식적인, 정말 반듯한 당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전날 안 의원의 ‘토착 왜구 세계관’ 발언을 놓고도 설전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대구에서 ‘당심만으로 뽑힌 당대표가 총선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나’라는 질문에 “한국 축구팀 감독을 뽑는데 일본 국민 의견을 30% 반영하라, 그게 가능한 얘기인가”라고 답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안 의원은 “어떻게 우리 지지층을 일본 국민으로 매도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의 ‘토착 왜구’ 세계관과 다르지 않다”고 직격했다.

김 의원도 반박에 나섰다. 김 의원은 13일 서울 중랑을 당협 당원간담회에서 “토착 왜구는 민주당이 우리 당 인사들을 친일 프레임으로 공격할 때 쓰는 혐오 용어”라며 “아무리 지지율이 떨어지는 절박한 상황이라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했다. 안 의원이 ‘공포 정치’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본인이 아마 그렇게 하실 모양이죠”라고 비꼬았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