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감에 코인 시장도 모처럼 상승 랠리에 올라탔다. 13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8% 오른 개당 1만8840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새벽 한때는 단숨에 5%가량 치솟으며 지난해 11월 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 FTX 파산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1만900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전날 밤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시장 예상과 같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자 코인 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도 두 달 만에 9000억달러(약 1119조6000억원)를 회복했다.

비트코인 모처럼 상승…1주일 새 12% 올랐다
지난해 FTX 파산 이후 줄곧 1만6000달러대를 맴돌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주 들어 상승 가도를 탔다. 최근 7일간 비트코인 상승률은 11.8%에 이른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진정 국면에 들어서고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고삐를 느슨히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스탁차트닷컴의 줄리우스 드켐프너 분석가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1만9000달러선에 확실히 올라선다면 2만1000달러까지도 무난히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인 시장의 투자심리에 군불을 때는 재료도 잇따르고 있다. 홍콩 정부가 지난해 말 암호화폐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승인하면서 암호화폐 투자 저변이 넓어질 것이란 기대가 높아진 게 대표적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아시아 최초 비트코인 선물 ETF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지난달 홍콩 CSPO자산운용이 세계 최초로 이더리움 선물 ETF를 선보인 데 이어 두 번째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주류시장의 개인·기관 투자자들이 코인 투자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나친 낙관론은 위험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암호화폐 투자회사 덱스터리티캐피털의 마이클 사파이 설립자는 “아직 구조조정, 파산 등 수습이 필요한 혼란이 적잖다”며 “향후 몇 달은 (이런 부정적 요인이)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