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이요? 줄면 줄었지, 늘어나진 않았습니다.”(서울 시내면세점 직원)

최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계기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시내면세점은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다.

13일 찾은 서울 중구의 한 시내면세점에선 중국어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이곳 홍삼매장 직원은 “오전에 방문한 중국인 고객은 한 팀에 불과했다”며 “이마저도 여행객이 아니라 한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중국인 입국 재개와 함께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던 면세점업계는 최소한 1분기까지는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폭증으로 국내 입국 시 방역지침이 강화돼 중국인의 한국 여행이 아직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면세점업계 실적은 한국인 관광객의 외국 방문이 늘어나면서 개선됐지만,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한참 적은 수준에 머물렀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인 2019년(775억원)의 52.9%에 불과하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뷰티업계도 면세점과 비슷하다. 신한투자증권이 전망한 LG생활건강의 올해 영업이익은 9805억원으로 작년 추산치(7589억원)보다는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1년(1조2896억원)과 비교하면 23.9% 감소할 전망이다.

면세점·뷰티업계 모두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어느 정도 진정되면 주요 기업이 연내 본격적인 반등 궤도에 접어들 것으로 본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에 대한 단체면역 형성 시기 등을 고려하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에 따른 한국 면세점산업의 실질적 혜택은 올해 1분기 말이나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경/양지윤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