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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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1노총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차기 위원장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3파전 구도에서 두 후보가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제28대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는 김만재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기호 1번), 김동명 현 한국노총 위원장(2번), 이동호 현 한국노총 사무총장(3번)이 출마를 선언해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는 간접·절대 다수제를 채택하고 있다. 4000여명의 대의원 선거 결과 과반수 득표자가 나와야 당선이 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차 선거에서 가장 득표가 많은 두 후보자가 최종 2차 선거에 나서며 그 중 과반수 득표자가 위원장이 되는 방식이다. 2차 선거는 1차 선거 결과에 따라 같은 날 곧바로 치러진다.

관건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지 여부다. 현 위원장인 김동명 후보자 캠프 측은 17일 이뤄질 1차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를 이뤄내 단판에 끝낼 수 있다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다른 후보자들의 도전이 만만찮다. 특히 1차 선거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차 투표에서 김만재 후보자와 이동호 후보자의 단일화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양측은 2차 선거에 돌입할 경우 단일화를 한다는 점에는 묵시적 교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가 진행될 경우 판세가 완전히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1차 선거 득표 결과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김만재 후보자와 이동호 후보자 중 누가 2차 선거에 위원장 후보자로 나서게 될지도 미지수다. 두 후보자 모두 우위를 자신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아들의 채용과 관련해 고소·고발전에 휩싸여 있는 이동호 후보자보다 김만재 후보자로 단일화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노총 일부 간부들은 이 후보자를 지난 3일 뇌물수수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이 사무총장이 자신의 아들을 한국노총 장학문화재단에 부당한 방법으로 입사시켰고, 자신이 위원장을 지낸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 출신 조합원들을 한국노총에 채용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이유다. 이 사무총장도 고발자들을 무고죄, 명예훼손죄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이동호 후보자가 고소·고발의 배후로 김동명 후보자를 지목하면서 둘 사이에 격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김만재 후보자 측은 13일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14일 교사노조로부터 지지 선언을 확보해 내면서 기세를 올리는 분위기다. 사무총장 후보자인 박해철 위원장의 지지 기반도 만만찮다.

다만 약 4000여명의 대의원을 대상으로 하는 간접선거인만큼 변수도 적지 않다. 단일화 과정에서 이탈표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번 임원 선거는 노사정 대화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한국노총을 이끌 위원장을 뽑는 자리인 만큼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사정 대화 존속 여부가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만큼, 정치권의 관심도 지대한 상황이다. 현재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는 민주노총이 참여를 거부하면서 한국노총이 노동계 대표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때문이다.

특히 김만재나 이동호 후보자가 당선될 경우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예상된다.

김동명 후보자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등 친민주당 성향이자 대정부 강경파로 분류된다. 이동호 후보자는 김동명 후보자의 대척점에 선 온건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김만재 후보자의 경우 강경파로 분류되나 노사정 대화만큼은 반드시 참여해 노동개혁 의제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중립적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