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상향한 종목 대부분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경기 둔화에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은 탄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목표주가는 올랐지만 실제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한 종목은 그만큼 상승 여력이 크기 때문에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상장사 294곳 중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효성티앤씨다. 평균 목표주가가 올초 36만9000원에서 지난 12일 44만8000원으로 21.4% 상향 조정됐다. 이 회사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스판덱스 수요가 중국 리오프닝에 힘입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불황 속 주가 청신호"…리오프닝 관련株 목표가 '쑥'
호텔·항공·화장품 등 리오프닝주 전반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확대되고 있다. 목표주가 상승률 상위 5개 종목 가운데 4개가 리오프닝주였다. 아모레퍼시픽(11.1%), 호텔신라(9.4%), 코스맥스(6.9%), 클리오(5.7%), 아모레G(5.1%), 진에어(4.8%)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비(非)리오프닝주 가운데 목표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카카오뱅크(9.4%)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대출 증가율은 작년 7~8%에서 올해 15%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라며 “최근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도 카카오뱅크 실적과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내린 곳은 크래프톤이다. 평균 목표주가가 올초 29만870원에서 지난 12일 26만2095원으로 9.9% 낮아졌다. 작년 12월 2일 출시한 신작 게임인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흥행 실패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알테오젠(-7.0%), KH바텍(-6.8%), 심텍(-6.2%), SK이노베이션(-5.7%) 등의 목표주가도 하향됐다.

목표주가가 상향된 종목과 하향된 종목을 가른 것은 실적이었다. 목표주가가 오른 종목들은 올해 경기 침체 가운데서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공통점을 보였다. 호텔신라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작년보다 107.9% 급증한 2348억원이다. 1개월 전 추정치(2160억원)보다도 8.7% 상향 조정됐다.

다만 목표주가가 오른 종목 중엔 이미 주가가 상승한 곳이 대부분이다. 각종 재료를 선반영해 주가가 오른 뒤 애널리스트들이 뒤늦게 목표주가를 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목표주가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최근 한 달 동안 강세를 보였다.

올 들어 평균 목표주가가 상승한 89개 종목 중 최근 한 달 동안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6개다. 에코프로비엠, 스튜디오드래곤, LIG넥스원, DG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세아베스틸지주 등이다.

서형교/배태웅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