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임시국회가 소집 이후 한 차례의 본회의도 열리지 않으며 공회전하고 있다. 여당 지도부를 비롯해 40명이 넘는 여야 의원과 주요 국무위원이 해외 출장을 떠나면서 정상적인 국회 운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회 소집을 요구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국외에 머물고 있다. “1월 임시국회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불체포특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탄용”이라는 여당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부분이다.

지난 9일 소집된 1월 임시국회는 지금까지 본회의 개최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본회의 소집권을 가진 김진표 국회의장은 12일부터 21일까지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올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부터 20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스위스 순방에 동행한다.

여야 의원도 40명이 넘게 해외에 나가 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여야 의원들과 태국 순방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배, 신정훈, 최승재 의원은 12일 코스타리카로 떠났다.

의사일정 관련 여야 지도부 간 협상도 중단됐다. 주 원내대표의 출국으로 본회의 일정은 확정되지 못했고, 정부조직법 처리를 위한 3+3 협의체도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출장을 떠나면서 성사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상임위원회를 통해서라도 국회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조차 원활한 운영과는 거리가 있다. 외교통일위원회는 민주당 요구에 따라 17일 전체 회의에서 외교부와 통일부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지만, 박진 외교부 장관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대통령 순방에 동행해 출석하지 못할 전망이다.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1월에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는 지도부의 계획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상 1월은 의정활동보다 지역구 및 의원 외교 활동에 주력하는 달로, 순방과 신년·설날 지역 인사로 일정이 가득하다”고 설명했다.

1월 임시국회의 ‘개점휴업’이 길어질수록 민주당이 방탄용 임시국회를 소집했다는 비판에 힘이 실리고 있다. 헌법에 따라 회기 중에는 국회의 동의 없이 현행범이 아닌 의원을 체포할 수 없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