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블루오벌SK 미국 켄터키 공장 건설현장에서 시공사인 미국 건설업체 바턴 말로의 조남현 프로젝트 매니저가 공사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SK온 제공
지난 8일 블루오벌SK 미국 켄터키 공장 건설현장에서 시공사인 미국 건설업체 바턴 말로의 조남현 프로젝트 매니저가 공사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SK온 제공
미국 켄터키주 최대 도시 루이빌에서 남쪽으로 차로 50분 거리인 작은 마을 글렌데일. 여기에 SK온과 포드 간 50 대 50 배터리 합작회사인 ‘블루오벌SK(BOSK)’ 켄터키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과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의 고향인 켄터키 한복판이다. 이 공장에선 미국 국민차로 통하는 포드 픽업트럭 전기차 모델 ‘F-150 라이트닝’ 82만 대(연간 기준)에 적용할 수 있는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8일 찾은 BOSK 켄터키 두 개 공장이 자리 잡을 628만㎡(약 190만 평) 부지에는 모래바람이 부는 가운데 크레인을 비롯한 각종 중장비가 쉴 새 없이 가동 중이었다. 부지 규모는 축구장 880개 크기다. 이날 찾은 켄터키 공장은 건설 근로자들이 드나들면서 터 잡기와 철골 구축 공사에 한창이었다. BOSK 시공사인 바턴 말로의 스티븐 프리드 시니어매니저는 “미시간에서 이곳에 왔는데 1주일에 6일가량을 일하고 있다”며 “40~50개 주에서 온 다양한 직원이 3년 동안 근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활한 부지에 1공장 철골 구조물이 세워지고 있었다. 구조물은 32~35m로, 10층 빌딩 높이와 비슷했다. BOSK 켄터키 공장에 설치된 강철은 소방차 400대 무게인 7900t에 달한다. 터를 다지기 위해 운반된 흙의 규모는 미식축구 경기장 200여 개를 채울 수 있는 328만㎥다. 여기에 바닥 콘크리트 보강을 위해 투입한 철근은 3300t으로, 코끼리 470마리 무게와 맞먹는다.

BOSK는 58억달러(약 7조1000억원)를 투자해 1공장(43GWh)은 2025년, 2공장(43GWh)은 2026년 준공할 계획이다. 두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는 연간 86GWh 규모로 미국 단일 부지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로는 최대다.

BOSK 공장은 켄터키에서 추진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민간 프로젝트다. 공사가 본격화하면서 켄터키 지역에 활기가 돌고 있다. BOSK는 켄터키 공장 건설을 위해 앞으로 5000명 넘는 인력을 고용할 계획이다.

한국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이 공장에 들어가는 설비 2조원어치를 국내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신동윤 BOSK 사업관리부장은 “BOSK에 참여하는 장비업체의 90%가 한국 기업”이라며 “한국 협력업체들이 해외 진출을 하도록 돕는 만큼 동반 성장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SK온은 2025년까지 미국에서만 배터리 생산능력을 180GWh로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배터리 시장 점유율 5위인 이 회사는 미국 시장 공략을 기반으로 2025년에는 ‘글로벌 톱3’ 진입을 노리고 있다.

글렌데일(미국)=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