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무기 맥가이버"…트럭·미사일 등 개조해 활용도 높여
현대전에서 사용된 적 없는 무기들이 대부분…미국 등 데이터 수집 기회
앱 조준·3D프린터 부품조달…무기혁신 실험실 된 우크라
러시아와의 전쟁이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우크라이나가 일종의 무기 혁신 실험실로 변모하고 있다고 미 CNN방송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무기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기 '맥가이버'를 자처했다.

최근 이목을 끈 건 우크라이나군이 자체 제작한 표적 조준 앱이다.

앱을 태블릿PC나 스마트폰에 설치해 표적을 입력하면 드론이 정확한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정교한 조준이 가능하다.

특히 앱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여서 신속한 기능 업데이트를 할 수 있고 부대에 광범위하게 보급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췄다.

이 밖에도 우크라이나군은 3D 프린터로 부품을 제작해 중장비 수리에 사용하고 있으며 픽업트럭을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로 개조하기도 했다.

또 미국제 미사일을 구소련제 전투기에 연동하거나 대함 무기 사거리를 200마일(약 321㎞) 수준으로 개선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이 같은 무기 혁신 시도는 정교화된 서방 무기체계와의 전술적 격차를 극복하는 해결책이 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제 안보 프로그램 책임자 세스 존스는 "그들(우크라이나군)의 혁신은 믿기 힘들 정도로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앱 조준·3D프린터 부품조달…무기혁신 실험실 된 우크라
미국 등 동맹국 입장에서는 자국 무기가 실제 현대전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는지 연구할 기회이기도 하다.

서방 정보 당국의 한 소식통은 "이들 장비 중 어느 하나도 산업화 국가 간의 전쟁에서 사용된 적이 없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무기 실험실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현실 세계에서의 전투시험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 중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자국 군용시스템의 실용성 데이터를 상당 수준 수집하고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이목을 끌었던 자폭용 드론 무기 '스위치블레이드'나 적군 레이더 시스템 표적 미사일 등은 실제 전장에서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였다.

반면 다연장로켓 M142 하이마스은 전장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미군은 향후 수년간 관련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M777 견인 곡사포도 강력한 성능을 보여줬으나 한꺼번에 대량 발사할 경우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견인포는 반격을 피해 후퇴하기엔 지나치게 둔하고, 드론과 같은 감시체계 아래에서 은신처를 찾기도 힘들어 미국은 이를 '과거의 무기'로 판단했을 수 있다고 CNN은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