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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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 속에 금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금 선물 가격은 장중 192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날 오후 7시 35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2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01% 오른 트로이온스당 1921.9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최근 3개월 사이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이란 기대감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금리 인상 속도조절로 달러 강세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데 달러 강세가 약해지면 미국 외 국가들이 금 구매에 따르는 비용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요가 커지고 가격이 오르게 된다.

지난 13일엔 세계 2위 금 소비국인 인도에서 금 선물 가격이 2020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6개월 사이 금값 추이./사진=블룸버그 캡쳐
최근 6개월 사이 금값 추이./사진=블룸버그 캡쳐
최근 각국 중앙은행이 금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금값 상승의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달러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수석 원자재 이코노미스트인 캐롤라인 베인은 최근 CNN에 "중앙은행들이 대량의 금을 사들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하는 러시아와 중국의 금 매수세가 강하다"고 말했다.

금은 경기침체 시 투자자들을 위한 피난처가 된다. 화폐 가치가 떨어질 때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활용된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년 8월 급값은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당 2072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 경기침체 위험 증가와 맞물려 금값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금협회(WGC)의 유럽·중동·아프리카( EMEA) 지역 수석 애널리스트인 크리산 고폴은 "금은 위기 때 잘 팔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올해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오안다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얼램도 "올해 세계 경제는 심각한 침체 위기에 직면했고, 많은 국가들이 이미 침체를 겪고 있다"면서 "금이 더욱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될 것"이라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