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협력을 다지는 '다보스 포럼'에선 정치인뿐 아니라 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한다. 16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다보스 포럼에선 110명 이상의 억만장자들이 참석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는 중국과 러시아 부호들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116명가량의 억만장자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년 전에 비해 약 40% 증가한 규모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 억만장자들은 올해 다보스를 찾지 않는다. 중국은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억만장자들이 출국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 증시가 부진했던 여파로 중국인 억만장자 자산이 2240억달러가량(약 277조원) 증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때 존재감을 과시했던 러시아 억만장자들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국가들의 제재 폭탄을 맞은 이들은 서방 중심의 다보스 포럼에서 사실상 추방됐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인플레이션 속에서 부가 재편되고 권력의 중심이 이동했다"면서 "이런 세계적인 격변이 억만장자 초청 명단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중동 억만장자들이 중국인과 러시아인의 빈 자리를 채운다. 이들은 지난해 유가 상승에 힘입어 자산을 크게 늘렸다. 인도에선 억만장자 13명이 포럼에 참석한다. 세계 4위 부호인 인도의 가우탐 아다니도 참석자 명단에 포함됐다. 에너지 기업 등을 이끄는 아다니는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으로 1210억달러(약 150조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인 억만장자 참석자는 33명으로 가장 많다. 월가에선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 블랙스톤 회장 등이 다보스를 방문한다. 지리적 근접성에도 불구하고 유럽 억만장자 참석자는 18명에 불과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올해로 53회차를 맞은 다보스 포럼은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다보스 포럼은 매년 1월 개최되는데 2021년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행사가 취소됐다. 작년에는 1월 행사가 연기돼 5월에 열렸다. 올해 행사는 3년 만에 1월 대면 행사로 재개되는 것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등 세계 각국 정상급 인사 52명도 이번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