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에 눈 돌리는 美 투자자들…"온화한 유럽 겨울 탓"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부 미국 투자자들은 향후 몇 달 동안 더 나은 주식 수익률을 얻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유럽 및 기타 국제 주식이 오랜 기간 동안의 미국의 지배력 이후 더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베팅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크게 하락한 지난해 이후 새해를 맞아 반등했지만 여전히 국제 시장보다 뒤쳐져 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3분기 말 이후 약 17% 상승한 반면, 미국의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은 1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을 제외한 MSCI 글로벌 지수는 20% 이상 상승했다.

유럽 증시는 올해 온화한 겨울 기온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이 두려워하는 에너지 위기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 조정도 도움이 되었고, 중국의 경제 재개와 달러 약세도 도움이 되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럽 증시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국제 주식 책임자 마르틴 슐츠(Martin Schulz)는 “상대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현재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더 나은 기회를 쫓으며 더 많은 돈을 벌었다. 이는 지난 몇 년간 그렇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는 “이번주 주식에 대해 ‘완만한 약세’ 의견에서 단지 국제 시장을 추가함으로써 ‘완만하게 긍정적인’ 견해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는 오랫동안 국제 증시에 대해 지배력을 보여왔다. S&P500은 2009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금융위기 당시 저점에서 460% 이상 상승한 반면, 유럽 STOXX 지수는 170% 상승했다.

이러한 지배력의 배경은 최저 금리 시대에 기술주에 대한 높은 선호도 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시기는 대체로 최저 금리 시대였으며, 이는 유럽보다 기술주에 훨씬 더 많은 비중을 두는 미국 주가 지수를 선호하는 배경이었다. 기술 부문은 S&P500의 26%에 달하지만 금융 및 산업주에 훨씬 더 중점을 두고 있는 STOXX 600에선 약 7%에 불과하다.

그러나 작년 각국의 중앙 은행들이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증시가 극적으로 평준화되었다. 금리 인상은 특히 기술주 및 기타 고성장주의 밸류에이션에 압력을 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잠재적으로 유럽에서 비중이 높은 은행 및 기타 가치주에 혜택을 준 것이다.

뉴욕의 투자운용사 인베스코 인베스트먼트 솔루션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알레시오 드 롱기스(Alessio De Longis)는 “미국 주식에 도움이 된 세속적 요소 중 하나는 비전통적인 통화 정책이었고 그 정책은 끝났다”고 말했다. 롱기스는 “인베스코는 지난달 전반적인 주식 투자를 늘리면서 국제 주식으로 더 많이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글로벌 주식이 2023년에 미국 주식을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미국이 다시 세계 주식에 대한 지배력을 되찾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공동 창업자 니콜라스 콜라스(Nicholas Colas)는 이번주 한 노트에서 “미국 이외 주식 시장들의 낮은 밸류에이션의 장점을 볼 수 있지만, 그들의 최근 아웃퍼폼은 투자자들이 그 랠리를 뒤쫓는데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나영기자 nan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