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지원 "나의 '첫사랑' 시벨리우스…서늘한 매력에 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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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25일 한경 arte 협연
한경 arte필과 7년 만에 재회
유망주였던 2016년 첫 협연
콩쿠르 휩쓸며 정상급으로 성장
"그때보다 발전한 모습 보여줄 것"
13세때 처음 연주한 시벨리우스
가장 좋아하는 바이올린 협주곡
윤이상 콩쿠르도 이곡으로 우승
"폭발하는 카타르시스 선사할 것"
한경 arte필과 7년 만에 재회
유망주였던 2016년 첫 협연
콩쿠르 휩쓸며 정상급으로 성장
"그때보다 발전한 모습 보여줄 것"
13세때 처음 연주한 시벨리우스
가장 좋아하는 바이올린 협주곡
윤이상 콩쿠르도 이곡으로 우승
"폭발하는 카타르시스 선사할 것"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31)이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처음 만난 건 2016년 9월이었다. 당시 한경필하모닉 창단 1주년 기념 콘서트의 협연자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섰다. 그해 5월 제9회 레오폴드 모차르트 국제바이올린콩쿠르에서 1위와 청중상을 거머쥔 실력자답게 송지원은 풍부한 표정과 우아한 동작으로 멘델스존 협주곡의 포근한 선율을 들려줬다.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 기대주에서 정상급 솔리스트로 성장한 송지원이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다시 합을 맞춘다. 오는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경아르떼 더 클래식’ 시리즈 첫 공연에서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지난 13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를 찾은 송지원은 7년 전 연주회 얘기부터 꺼냈다. “할머니께서 그날 공연의 한국경제신문 리뷰 기사를 스크랩해 코팅해 주셔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놨었어요.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그 기사를 볼 때마다 마에스트로 금난새 선생님과 함께한 당시 연주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7년 만에 다시 만나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의 협연에서 그동안 발전한 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렙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할 시벨리우스 협주곡은 그에게 첫사랑 같은 작품이다.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세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잡은 송지원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다니다가 10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뉴잉글랜드 예비학교와 커티스음악원 등에서 공부했다. “어릴 때부터 여러 협주곡을 배웠지만 특별한 감정을 느낀 것은 열세 살 때 미국에서 연주한 시벨리우스 작품이 처음이었어요. 연습할 때는 손가락 놀리기에 바빴는데 무대에서 연주할 때는 곡이 끝나는 게 아쉽고 슬프기까지 했어요. 그전까지 다른 작품들을 연주할 때는 어린 마음에 ‘빨리 끝났으면’ 하는 생각뿐이었거든요.”
이 곡의 어떤 점이 그렇게 특별했을까. “1악장에서 정적으로 흐를 때는 눈보라 치는 북유럽 벌판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 듭니다. 그러다 악상이 발전해 나가면서 차갑고 모진 바람과 맞서 싸우는 느낌이 들죠. 작곡가 특유의 어둡고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관현악 편곡)도 가슴에 와닿았고요. 처음부터 어떤 악상이건 긴장감이 계속 흐르면서 쌓이다가 한순간에 바이올린과 모든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총주(투티)에서 터질 때 카타르시스도 굉장합니다.”
이후 이 곡은 송지원이 가장 좋아하는 협주곡이 됐다. 2008년부터 국제 콩쿠르에 출전해 그린필드 콩쿠르, 샤트 현악 콩쿠르, 앨리스&엘레노어 쇤펠드 콩쿠르, 차이나 국제 콩쿠르 등에서 1위를 휩쓴 그가 경연에서 가장 자주 연주한 곡도 시벨리우스 협주곡이었다. 마지막으로 우승한 2017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 최종 결선에서도 이 작품을 연주했다.
“그때 이후로는 이상하게도 일반 음악회에서 이 곡을 한 번도 연주할 기회가 없었어요. 이번에 공연 제의가 왔을 때 협연곡으로 시벨리우스 협주곡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바이올린 독주와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지며 뿜어내는 시벨리우스 특유의 서늘한 매력을 관객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송지원은 윤이상 콩쿠르 이후 국내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실내악, 독주회 등 연주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도 미국 보스턴에 있는 뉴잉글랜드음악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는 등 학업을 계속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이화여대 음대 기악과 교수로 임용돼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교육자는 제 오랜 꿈이었어요. 보스턴에서 인상 깊었던 도널드 와일러스타인 선생님의 교수법대로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해 항상 새로운 방법으로 가르치려고 노력하는데 그 과정에서 제가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제가 시벨리우스를 배울 때처럼 연주하면서 떠오르는 이미지도 학생들에게 강조합니다.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연습하면 안 되던 테크닉이 될 때가 있거든요.”
이번 공연의 지휘봉은 김광현 전 원주시향 음악감독이 잡는다. 송지원은 “김 지휘자와는 예전에 차이콥스키 협주곡, 카르멘 환상곡 등을 함께 연주했는데 소통이 잘됐다”며 “이번 공연에서도 좋은 호흡으로 멋진 연주를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이끄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이번 연주회에서 시벨리우스 협주곡에 앞서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 서곡’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공연 관람권은 인터파크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은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B석 1만원.
조동균/송태형 기자 chodogn@hankyung.com
그로부터 7년이 흐른 지금, 기대주에서 정상급 솔리스트로 성장한 송지원이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 다시 합을 맞춘다. 오는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경아르떼 더 클래식’ 시리즈 첫 공연에서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지난 13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를 찾은 송지원은 7년 전 연주회 얘기부터 꺼냈다. “할머니께서 그날 공연의 한국경제신문 리뷰 기사를 스크랩해 코팅해 주셔서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놨었어요.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그 기사를 볼 때마다 마에스트로 금난새 선생님과 함께한 당시 연주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7년 만에 다시 만나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과의 협연에서 그동안 발전한 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렙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할 시벨리우스 협주곡은 그에게 첫사랑 같은 작품이다.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세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잡은 송지원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다니다가 10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뉴잉글랜드 예비학교와 커티스음악원 등에서 공부했다. “어릴 때부터 여러 협주곡을 배웠지만 특별한 감정을 느낀 것은 열세 살 때 미국에서 연주한 시벨리우스 작품이 처음이었어요. 연습할 때는 손가락 놀리기에 바빴는데 무대에서 연주할 때는 곡이 끝나는 게 아쉽고 슬프기까지 했어요. 그전까지 다른 작품들을 연주할 때는 어린 마음에 ‘빨리 끝났으면’ 하는 생각뿐이었거든요.”
이 곡의 어떤 점이 그렇게 특별했을까. “1악장에서 정적으로 흐를 때는 눈보라 치는 북유럽 벌판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 듭니다. 그러다 악상이 발전해 나가면서 차갑고 모진 바람과 맞서 싸우는 느낌이 들죠. 작곡가 특유의 어둡고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관현악 편곡)도 가슴에 와닿았고요. 처음부터 어떤 악상이건 긴장감이 계속 흐르면서 쌓이다가 한순간에 바이올린과 모든 오케스트라가 함께하는 총주(투티)에서 터질 때 카타르시스도 굉장합니다.”
이후 이 곡은 송지원이 가장 좋아하는 협주곡이 됐다. 2008년부터 국제 콩쿠르에 출전해 그린필드 콩쿠르, 샤트 현악 콩쿠르, 앨리스&엘레노어 쇤펠드 콩쿠르, 차이나 국제 콩쿠르 등에서 1위를 휩쓴 그가 경연에서 가장 자주 연주한 곡도 시벨리우스 협주곡이었다. 마지막으로 우승한 2017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 최종 결선에서도 이 작품을 연주했다.
“그때 이후로는 이상하게도 일반 음악회에서 이 곡을 한 번도 연주할 기회가 없었어요. 이번에 공연 제의가 왔을 때 협연곡으로 시벨리우스 협주곡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바이올린 독주와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지며 뿜어내는 시벨리우스 특유의 서늘한 매력을 관객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송지원은 윤이상 콩쿠르 이후 국내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실내악, 독주회 등 연주 활동을 활발하게 하면서도 미국 보스턴에 있는 뉴잉글랜드음악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는 등 학업을 계속했다. 지난해 3월에는 이화여대 음대 기악과 교수로 임용돼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교육자는 제 오랜 꿈이었어요. 보스턴에서 인상 깊었던 도널드 와일러스타인 선생님의 교수법대로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해 항상 새로운 방법으로 가르치려고 노력하는데 그 과정에서 제가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제가 시벨리우스를 배울 때처럼 연주하면서 떠오르는 이미지도 학생들에게 강조합니다.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연습하면 안 되던 테크닉이 될 때가 있거든요.”
이번 공연의 지휘봉은 김광현 전 원주시향 음악감독이 잡는다. 송지원은 “김 지휘자와는 예전에 차이콥스키 협주곡, 카르멘 환상곡 등을 함께 연주했는데 소통이 잘됐다”며 “이번 공연에서도 좋은 호흡으로 멋진 연주를 들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이 이끄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이번 연주회에서 시벨리우스 협주곡에 앞서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 서곡’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공연 관람권은 인터파크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은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B석 1만원.
조동균/송태형 기자 chodog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