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대체요법, 치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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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 여성 호르몬을 투여하는 호르몬 대체요법(HRT: hormone replacement therapy)이 갱년기 여성의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East Anglia) 의대 노위치 건강노화 연구소(Norwich Institute for Healthy Aging)의 안네-마리 미니하네 교수 연구팀이 유럽 치매 예방 계획(European Prevention of Alzheimer's Dementia initiative) 참가 여성 1천178명의 장기간 뇌 건강 추적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 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16일 보도했다.
이들은 치매가 없는 50세 이상으로 유럽 10개국에서 선발됐다.
연구팀은 이 자료를 통해 호르몬 대체요법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ApoE4 변이유전자를 지닌 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ApoE4 변이유전자 한 쌍 중 한 카피(copy)를 지닌 사람(인구의 약 25%)은 치매 위험이 최대 4배, 두 카피를 가진 사람(2~3%)은 최대 15배까지 높아지는 한편 치매 발생 시기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호르몬 대체요법이 ApoE4 변이유전자를 가진 여성의 기억력 등 인지기능의 개선 및 뇌 체적(brain volume)의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지기능 저하와 뇌 체적 감소는 장차 치매 발생을 예고하는 지표이다.
이러한 연관성은 폐경으로 넘어가는 시기인 주폐경기(perimenopause)에 호르몬 대체요법을 시작했을 때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치매 치료제가 거의 없는 데다 치매 환자의 3분의 2가 여성임을 생각할 때 매우 중요한 발견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호르몬 대체요법이 치매 위험을 낮추어 준다고 확언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치매 위험이 높은 여성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국 에든버러 대학 의대 노화 정신의학 전문의 크레이그 리치 교수는 호르몬 대체요법이 인지기능과 뇌 체적의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호르몬 대체요법이 유형 효과(tangible benefit)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지만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온라인 과학전문지 바이오메드 센트럴(BioMed Central)이 발행하는 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