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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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가격이 약 2년 6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경기가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주요 건축 자재인 목재 가격도 맥을 못 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목재 선물 가격은 1000보드피트(목재계량 단위·bf)당 344달러로 전일 대비 7.8달러(2.22%) 하락했다. 1bf는 두께 1인치에 넓이 1제곱피트의 목재 단위다.

목재 선물 가격이 1000bf당 35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던 202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목재 가격은 최근 1년간 72.19% 떨어졌다. 주요 원자재 중 최악의 수익률이다.

목재 선물 가격은 코로나19 확산 직후 조정됐지만 이후 팬데믹의 장기화를 타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2021년 5월에는 사상 최고가인 1000bf당 1711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사람들 사이에서 주택을 스스로 개조하는 DIY(Do It Yourself) 열풍이 불었고,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이후로는 본격적인 침체기에 빠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과 에너지 위기가 불거지면서 전 세계 물가가 뛰어오르기 시작했고, 미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Fed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이 이어지는 동안 목재 가격은 지난해 3월 초 기록한 연중 최고치(1464.40달러)에서 현재 4분의 1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기준금리 인상은 주택담보금리를 높여 주택시장에 타격을 준다. 미 연방금융기관 프레디맥의 시장 조사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미국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33%로 1년 전 대비 2.88%포인트 올랐다.

반면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주택 착공 건수는 143만건으로 전월 대비 0.5% 줄었다. 단독주택 착공은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인 연간 82만8000건으로 감소했다.
2년 6개월 만 최저치 기록한 목재 가격…올해는? [원자재 포커스]
다만 올해 목재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주택 건설업체들이 목재의 4분의 1 이상을 조달하는 캐나다에서 생산량을 감축하겠다는 발표가 나오고 있어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 최대 목재 생산 및 가공업체 웨스트프레이저팀버와 또다른 주요 기업인 캔포가 올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의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북미 지역 주요 목재 생산지 중 절반이 소속된 지역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