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에서 판매된 신차 중 약 10%가 전기차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10%까지 확대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LMC오토모티브와 EV볼륨닷컴 자료를 이용해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순수 전기차 기준) 대수가 780만대로 추산된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년인 2021년보다 68% 급증했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 대수는 전체 신차 판매량(약 8060만대)의 9.7%를 차지, 10%에 육박했다. 신차 총 판매량에서 전기차 비중이 10% 가까이를 점유한 건 사상 처음이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가 급속하게 늘었다. 중국에서 지난해 판매된 신차 중 19%가 전기차였다. 시장에서는 중국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줄어드는 변곡점이 곧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에서도 작년 판매 신차 중 11%가 전기차였고, 이에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더하면 20.3%로 확대된다. 유럽은 배출가스 배출량 등 환경 규제가 엄격히 적용돼 전기차의 인기가 큰 지역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전기차 80만7180대가 팔리며 비중이 2021년 3.2%에서 지난해 5.8%로 커졌다.

기업별로는 미국 테슬라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다른 완성차기업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테슬라는 전기차 131만여대를 고객에게 인도했고 그 뒤를 중국 BYD(91만여대), 중국 상하이차(약 75만대), 독일 폭스바겐(57만여대)이 이었다.

지난해 전기차를 포함한 세계 전체 신차 판매 대수는 전년보다 1% 줄었다. 중국에서만 전년보다 4% 늘었고 미국에선 8%, 유럽에선 7% 감소했다. 공급망 교란과 에너지 비용 상승, 경제 침체 우려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독일 BMW의 경우 지난해 전체 판매 대수는 5% 줄었지만 전기차만은 두 배 이상 늘었다. 폭스바겐도 신차 판매량이 7% 감소한 와중에도 전기차는 26% 늘었다.

단 올해에도 전기차 판매가 급증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많은 국가가 전기차 보조금을 줄이거나 폐지했고, 유럽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기료가 상승해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