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포기한 시진핑, 올해 경제 회복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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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속 부동산 침체·내수 둔화·수출 악화 등 난관
세계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지난해 홀로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던 중국 경제가 결국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표 받아 들었다.
지난해 10월 3연임에 성공하며 장기 집권의 길을 닦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엄격한 방역에 대한 민심 폭발과 경제 타격으로 3년간 절대적 가치로 설파했던 '제로 코로나'를 연말에서야 포기했다.
뒤늦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방역 대신 경제를 택한 중국은 오는 3월 공식 출범하는 새 지도부와 함께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그러나 14억 인구가 집단 면역을 형성하고, 코로나19의 파도에서 어느 정도 내성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에서 경제 회복도 더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방역·경제 두 마리 토끼 잡기…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는
중국은 지난달 7일 갑작스럽게 방역을 완화하면서 감염 폭증 사태를 경험 중이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가 매를 먼저 맞았고 21일 시작되는 춘제(春節·음력설) 연휴를 기점으로 농촌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압박에 중국은 방역 완화 후 5주 동안 약 6만 명이 사망했다고 마지못해 발표했지만, 영국 의료데이터 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해당 기간 중국 내 사망자는 58만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는 등 중국 당국의 발표는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의료 체계가 취약한 농촌에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홍콩 명보는 17일 "중국 본토의 많은 주요 도시가 최근 전염병이 정점을 지났다고 발표했지만, 동북 지역의 의료 자원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고 의약품 부족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오는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발표한다.
지난해 목표를 '약 5.5%'로 잡았다가 3% 달성에 그친 중국은 올해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다시 5∼6%대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12일 중국 국무원 싱크탱크인 과학원은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6%대로 전망했다.
과학원의 양추이훙 부주임은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른 경제 순환 가속과 안정 회복, 국제 수지 안정이 기대된다"며 "소비가 올해 중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대 충양경제연구소 수석 경제학자 랴오췬은 지난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올해 주된 이슈는 경제가 얼마나 강하게 반등할 것인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것인지이다"라며 "결정적인 요인은 일상 재개(리오프닝) 이후 우리의 생활이 정상을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 것이냐이다.
만약 6개월 넘게 걸린다면 올해 경제 성장에 매우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내수 살리기 총력…수출 악화·지정학적 긴장 과제
중국 경제는 지난해 '경제 수도' 상하이 봉쇄를 계기로 휘청댔다.
작년 4∼5월 상하이 봉쇄로 2분기 경제 성장률은 0.4%로 급전 직하했다.
상하이 봉쇄는 수치상 타격 외에도 민심 이반을 촉발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의 주민들이 "봉쇄는 없다"는 당국의 반복되는 약속만 믿다가 어느 날 갑자기 집안에 갇히게 됐고 그것이 심지어 두 달 넘게 이어지자 "중국을 탈출하자"는 이민 붐이 촉발됐다.
그간은 불편함에도 당국의 방역 정책에 복종해왔던 중국인들의 인내심은 상하이 봉쇄를 계기로 빠르게 무너져내렸고 결국 11월 말에는 '백지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하반기에는 애플 최대 하청업체 폭스콘의 중국 내 최대 생산기지인 정저우 공장에서 방역 정책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의 엑소더스와 시위가 잇달아 벌어지는 등 중국이 자랑해온 '폐쇄 루프식' 생산도 한계에 봉착하는 모습이었다.
중국 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침체가 3년간 계속되는 가운데 정보기술(IT)과 사교육 업계에 대한 단속 여파로 실업자가 늘어나고 봉쇄가 이어지면서 내수는 둔화했다.
3년간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느라 방역 비용 등으로 지방 정부들은 빚더미에 올랐고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중국의 최대 성장 동력인 수출도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의 작년 12월 수출 증가율을 전년 동월 대비 9.9% 줄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2020년 1∼2월(-17.2%)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미국과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외국 투자자들의 '탈 중국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고, 심지어 인구도 61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며 인구 위기도 앞당겨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방역 완화 후 내수 진작, 부동산 시장 지원을 거듭 강조하면서 IT업계에 대해서는 규제가 끝났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한동안 강조했던 '공동 부유' 대신 '성장'에 방점을 찍으며 시장 개방과 함께 적극적인 기업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은행(WB)은 지난 1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3%로 제시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3연임에 성공하며 장기 집권의 길을 닦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엄격한 방역에 대한 민심 폭발과 경제 타격으로 3년간 절대적 가치로 설파했던 '제로 코로나'를 연말에서야 포기했다.
뒤늦게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방역 대신 경제를 택한 중국은 오는 3월 공식 출범하는 새 지도부와 함께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그러나 14억 인구가 집단 면역을 형성하고, 코로나19의 파도에서 어느 정도 내성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에서 경제 회복도 더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방역·경제 두 마리 토끼 잡기…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는
중국은 지난달 7일 갑작스럽게 방역을 완화하면서 감염 폭증 사태를 경험 중이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가 매를 먼저 맞았고 21일 시작되는 춘제(春節·음력설) 연휴를 기점으로 농촌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압박에 중국은 방역 완화 후 5주 동안 약 6만 명이 사망했다고 마지못해 발표했지만, 영국 의료데이터 분석업체 에어피니티는 해당 기간 중국 내 사망자는 58만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는 등 중국 당국의 발표는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의료 체계가 취약한 농촌에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홍콩 명보는 17일 "중국 본토의 많은 주요 도시가 최근 전염병이 정점을 지났다고 발표했지만, 동북 지역의 의료 자원은 여전히 압박을 받고 있고 의약품 부족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오는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발표한다.
지난해 목표를 '약 5.5%'로 잡았다가 3% 달성에 그친 중국은 올해 경제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다시 5∼6%대 목표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12일 중국 국무원 싱크탱크인 과학원은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을 6%대로 전망했다.
과학원의 양추이훙 부주임은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른 경제 순환 가속과 안정 회복, 국제 수지 안정이 기대된다"며 "소비가 올해 중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대 충양경제연구소 수석 경제학자 랴오췬은 지난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올해 주된 이슈는 경제가 얼마나 강하게 반등할 것인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할 것인지이다"라며 "결정적인 요인은 일상 재개(리오프닝) 이후 우리의 생활이 정상을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 것이냐이다.
만약 6개월 넘게 걸린다면 올해 경제 성장에 매우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 부동산·내수 살리기 총력…수출 악화·지정학적 긴장 과제
중국 경제는 지난해 '경제 수도' 상하이 봉쇄를 계기로 휘청댔다.
작년 4∼5월 상하이 봉쇄로 2분기 경제 성장률은 0.4%로 급전 직하했다.
상하이 봉쇄는 수치상 타격 외에도 민심 이반을 촉발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의 주민들이 "봉쇄는 없다"는 당국의 반복되는 약속만 믿다가 어느 날 갑자기 집안에 갇히게 됐고 그것이 심지어 두 달 넘게 이어지자 "중국을 탈출하자"는 이민 붐이 촉발됐다.
그간은 불편함에도 당국의 방역 정책에 복종해왔던 중국인들의 인내심은 상하이 봉쇄를 계기로 빠르게 무너져내렸고 결국 11월 말에는 '백지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하반기에는 애플 최대 하청업체 폭스콘의 중국 내 최대 생산기지인 정저우 공장에서 방역 정책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의 엑소더스와 시위가 잇달아 벌어지는 등 중국이 자랑해온 '폐쇄 루프식' 생산도 한계에 봉착하는 모습이었다.
중국 경제의 약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침체가 3년간 계속되는 가운데 정보기술(IT)과 사교육 업계에 대한 단속 여파로 실업자가 늘어나고 봉쇄가 이어지면서 내수는 둔화했다.
3년간 '제로 코로나'를 유지하느라 방역 비용 등으로 지방 정부들은 빚더미에 올랐고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중국의 최대 성장 동력인 수출도 타격을 입고 있다.
중국의 작년 12월 수출 증가율을 전년 동월 대비 9.9% 줄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2020년 1∼2월(-17.2%)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미국과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외국 투자자들의 '탈 중국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고, 심지어 인구도 61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들며 인구 위기도 앞당겨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방역 완화 후 내수 진작, 부동산 시장 지원을 거듭 강조하면서 IT업계에 대해서는 규제가 끝났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한동안 강조했던 '공동 부유' 대신 '성장'에 방점을 찍으며 시장 개방과 함께 적극적인 기업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은행(WB)은 지난 10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3%로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