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테슬라 주가 4분의 1토막 났는데…증권가 "아직 살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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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테슬라 주가가 전고점 대비 4분의 1토막 나면서 여의도에서도 심심치않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단기적 낙폭이 큰 만큼 기계적 반등은 가능하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테슬라의 장기적 성장궤도가 훼손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장궤도를 되찾지 못하면 과거의 주가는 다시 보지 못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때문에 테슬라가 당분간 반등하더라도 매수하진 않겠다는 펀드매니저들도 있습니다. 시장은 무엇을 걱정하는 걸까요. 한경 마켓PRO가 테슬라를 둘러싼 우려를 정리해봤습니다.
다른 전기차 업체들이 속속 새 모델을 출시할 동안 테슬라의 모델 체인지는 거의 없었습니다. 2012년 출시된 '모델 S', 2015년 출시된 SUV인 '모델 X', 2017년 출시된 보급형 차량 '모델 3', 그리고 2020년 출시된 '모델 Y'가 전부입니다. 2021년 출시하겠다던 사이버트럭은 출시예정일이 2022년에서 2023년으로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따지고 보면 지금 팔리는 테슬라 모델은 거의 10년쯤 된 디자인"이라며 "과거에는 확실히 '쿨'한 이미지였지만 지금도 '쿨'하다고 보기엔 너무 오래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놓여진 상황도 부정적입니다. 테슬라는 작년 4분기 차량인도량이 전년 대비 31% 증가했습니다. 연 50%씩 성장하겠다는 목표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는 겁니다.
이 분야에서 테슬라는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여전히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은 레벨2 수준(미국 자동차 엔지니어협회 기준)입니다. 10년 전부터 테슬라를 이용해 온 사용자들이 스스로 베타테스터를 자청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거의 실시간으로 테슬라에 제공해줬음에도 그렇습니다. 독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레벨3에 도달하기 쉽지 않았단 겁니다. 증권가에선 완전 자율주행차라는 게 사실상 도달할 수 없는 목표가 아닌지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도로엔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도로에 100% 자율주행차만 있다면 서로의 변수도 데이터화 해 예측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차라리 '플라잉 카'가 더 빨리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이 이유 때문입니다. 하늘엔 변수가 적은 데다 비행기 운행의 상당부분이 이미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죠. 또 다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오토바이로 가득찬 베트남 도로 한복판에 테슬라를 갖다 두면 자율주행기능이 바로 다운될 것"이라며 우스갯소리로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완성차 업체들 중에선 자율주행기술 개발에서 손을 떼고 있는 곳들도 있습니다. 포드와 폭스바겐그룹의 합작사인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는 지난해 말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먼 얘기라 회사가 기술을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깨달았다"고 그 이유를 언급했습니다.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도 많지만, 여전히 별 소득을 못 올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머스크의 관심의 상당부분은 트위터로 옮겨갔습니다. 테슬라 공장에서 숙식했던 머스크는 이제 세면대를 들고 트위터 본사를 방문합니다.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자신이 갖고있던 테슬라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도하기까지 했습니다.
일각에선 테슬라가 일정 수준을 달성한 만큼 머스크의 흥미가 크게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머리가 비상한 천재들 중에선 변덕이 심한 예가 적지 않으니까요. 실제 머스크의 흥미 대상은 지속적으로 변해왔습니다. 머스크는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인 'zip2'를 1995년 창업했으나 1999년 컴팩에 매각한 뒤 손을 뗍니다. 매각 자금으로 창업한 또 다른 회사가 지금의 '페이팔'입니다. 1999년 당시만 해도 온라인 뱅킹서비스가 전무했지만 머스크는 과감히 도전했고 2002년 이베이가 인수할 정도로 사업을 성장시킵니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베이가 인수했을 때 지분을 매도하고 해당 업에서 손을 뗍니다. 모두 불과 몇 년 안 돼서 손을 뗀 겁니다.
치킨게임 이후 테슬라가 얼마나 다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 관건입니다. 다만 당장은 테슬라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런이유로 최근 미국 자산운용사 구겐하임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89달러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강등했습니다. 구겐하임은 "큰 폭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던 만큼 4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종목 집중탐구 테슬라 주가가 전고점 대비 4분의 1토막 나면서 여의도에서도 심심치않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단기적 낙폭이 큰 만큼 기계적 반등은 가능하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테슬라의 장기적 성장궤도가 훼손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장궤도를 되찾지 못하면 과거의 주가는 다시 보지 못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때문에 테슬라가 당분간 반등하더라도 매수하진 않겠다는 펀드매니저들도 있습니다. 시장은 무엇을 걱정하는 걸까요. 한경 마켓PRO가 테슬라를 둘러싼 우려를 정리해봤습니다.
전기차는 다른 회사도 이제 잘 만든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건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점입니다. 불과 수 년 전만 하더라도 전기차 시장에 진입한 업체가 몇 안됐는데, 이젠 웬만한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꽤 잘 만들고 있죠. 때문에 전기차 시장에서의 테슬라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내 테슬라의 점유율은 2020년 79.4%에서 2021년 68.2%로, 2022년 말엔 65.4%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BYD를 비롯해 현대차 등이 꽤 훌륭한 전기차를 내면서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다른 전기차 업체들이 속속 새 모델을 출시할 동안 테슬라의 모델 체인지는 거의 없었습니다. 2012년 출시된 '모델 S', 2015년 출시된 SUV인 '모델 X', 2017년 출시된 보급형 차량 '모델 3', 그리고 2020년 출시된 '모델 Y'가 전부입니다. 2021년 출시하겠다던 사이버트럭은 출시예정일이 2022년에서 2023년으로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따지고 보면 지금 팔리는 테슬라 모델은 거의 10년쯤 된 디자인"이라며 "과거에는 확실히 '쿨'한 이미지였지만 지금도 '쿨'하다고 보기엔 너무 오래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놓여진 상황도 부정적입니다. 테슬라는 작년 4분기 차량인도량이 전년 대비 31% 증가했습니다. 연 50%씩 성장하겠다는 목표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는 겁니다.
자율주행기술 , 정말 완성될까?
테슬라 투자자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자율주행 기술입니다. 운전자 없이도 자동차가 알아서 도로를 달리게 하겠다는 겁니다. 자율주행차가 스스로 배달이나 손님을 태워 수익을 창출한다는 로보택시 역시 이 아이디어에 기초합니다.이 분야에서 테슬라는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다만 여전히 테슬라의 자율주행기술은 레벨2 수준(미국 자동차 엔지니어협회 기준)입니다. 10년 전부터 테슬라를 이용해 온 사용자들이 스스로 베타테스터를 자청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거의 실시간으로 테슬라에 제공해줬음에도 그렇습니다. 독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레벨3에 도달하기 쉽지 않았단 겁니다. 증권가에선 완전 자율주행차라는 게 사실상 도달할 수 없는 목표가 아닌지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도로엔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도로에 100% 자율주행차만 있다면 서로의 변수도 데이터화 해 예측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차라리 '플라잉 카'가 더 빨리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이 이유 때문입니다. 하늘엔 변수가 적은 데다 비행기 운행의 상당부분이 이미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죠. 또 다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오토바이로 가득찬 베트남 도로 한복판에 테슬라를 갖다 두면 자율주행기능이 바로 다운될 것"이라며 우스갯소리로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완성차 업체들 중에선 자율주행기술 개발에서 손을 떼고 있는 곳들도 있습니다. 포드와 폭스바겐그룹의 합작사인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는 지난해 말 사업을 중단했습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먼 얘기라 회사가 기술을 직접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깨달았다"고 그 이유를 언급했습니다.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도 많지만, 여전히 별 소득을 못 올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일론 머스크의 외도
일론 머스크를 둘러싼 잡음이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작년 트위터 인수를 계기로 일론 머스크가 외도가 본격화 된 게 가장 큰 문제죠. 가뜩이나 상황이 녹록지 않은데 머스크가 외도까지 하니 테슬라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수 년 전만 해도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일과시간의 절반을 테슬라에, 또 다른 절반을 스페이스X에 투입했던 걸로 유명했습니다. 2018년만 해도 '모델3'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머스크는 공장에서 숙식하며 직접 문제를 풀어나가기도 했죠. 머스크의 집념과 투지가 테슬라를 지금의 반열로 올려놨다는 데에 이의를 표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겁니다.그러나 최근 머스크의 관심의 상당부분은 트위터로 옮겨갔습니다. 테슬라 공장에서 숙식했던 머스크는 이제 세면대를 들고 트위터 본사를 방문합니다.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자신이 갖고있던 테슬라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도하기까지 했습니다.
일각에선 테슬라가 일정 수준을 달성한 만큼 머스크의 흥미가 크게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머리가 비상한 천재들 중에선 변덕이 심한 예가 적지 않으니까요. 실제 머스크의 흥미 대상은 지속적으로 변해왔습니다. 머스크는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인 'zip2'를 1995년 창업했으나 1999년 컴팩에 매각한 뒤 손을 뗍니다. 매각 자금으로 창업한 또 다른 회사가 지금의 '페이팔'입니다. 1999년 당시만 해도 온라인 뱅킹서비스가 전무했지만 머스크는 과감히 도전했고 2002년 이베이가 인수할 정도로 사업을 성장시킵니다. 그러나 머스크는 이베이가 인수했을 때 지분을 매도하고 해당 업에서 손을 뗍니다. 모두 불과 몇 년 안 돼서 손을 뗀 겁니다.
치킨게임이라는 승부수
최근 테슬라는 또 다른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가격을 전격 인하한 겁니다. 테슬라는 이달 초 글로벌 판매가를 최대 20% 할인했습니다. 테슬라는 그럴 만한 여력이 있습니다. 그만큼 수익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의 매출총이익률은 작년 9월 말 기준 25.09% 수준입니다. GM은 14.01%였고, 현대차는 19.51% 입니다. 수익성이 월등히 높으니 테슬라는 판매가를 인하하더라도 남길 수 있는 돈이 다른 회사보단 많습니다.치킨게임 이후 테슬라가 얼마나 다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지 관건입니다. 다만 당장은 테슬라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런이유로 최근 미국 자산운용사 구겐하임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89달러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강등했습니다. 구겐하임은 "큰 폭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던 만큼 4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