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제28대 차기 한국노총 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수성에 성공했다. 한국노총 위원장 연임은 20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을 개악으로 규정하고 투쟁을 기조로 삼고 있어, 추후 노정 관계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노총은 17일 오후 1시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노총 정기선거인 대회에서 2차 결선투표 결과 김동명-류기섭 후보조가 차기 위원장-사무총장으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선거인단 재적 3940명 중 3550명이 참석한 결선 투에서 김동명-류기섭 조는1860표(52.4%)를 얻어 1675표를 얻은 김만재 후보조를 제쳤다. 김 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이번 선거는 김만재 금속노련위원장(기호 1번), 김동명 현 한국노총 위원장(2번), 이동호 현 한국노총 사무총장(3번)이 출마를 선언해 3파전으로 진행됐다. 1차 투표에서 김동명 후보조는 1608표를 얻어 1369표를 얻은 김만재 후보조를 제치고 1위를 했지만,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2차 투표에 돌입했다. 한국노총 선거는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는 경우 결선 투표로 당선자를 정하는 '절대다수제'다.

1차 선거 종료 이후 김만재 후보자가 이동호 후보자와 함께 단일화를 이뤄 선거인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판세를 역전하지는 못했다.

김동명 당선자는 1989년 일동제약에 입사해 노조 활동을 시작했고, 1994년 노조 위원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1년 전국화학노련위원장, 한국노총 부위원장을 역임했고 2020년 27대 한국노총 위원장에 당선된 바 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노·정 대화의 존속 여부와 방향에도 큰 변화가 예상돼, 노동계는 물론 정부와 국회 등도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한국노총은 현재 경사노위에서 주관하는 노사정 대화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참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은 2021년 기준 조합원수 123만7878명에 산하 노동조합 숫자는 2701개에 이른다. 국내 전체 조합원수 293만3000명 중 42.2%를 차지하는 명실상부 국내 제1노동조합 총연맹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