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 17일 오후 4시52분

효성화학(A급)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단 한 건의 매수 주문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회사채 시장의 ‘큰손’으로 꼽히는 LG화학(AA+급)에는 3조8700억원 넘는 매수 주문이 몰렸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첫 신용등급 A급 회사채로 시장 문을 두드린 효성화학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이 회사는 이날 12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1년6개월물 500억원과 2년물 700억원으로 구성했다. 수요예측 결과 한 건의 매수 주문도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이 미매각 물량 중 700억원 규모를 사들여 전량 미매각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우량 회사채 시장의 ‘온기’가 비우량채로 퍼지는 데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채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효성화학의 신용도가 흔들린 것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효성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LG화학은 이날 열린 4000억원어치 수요예측에서 총 3조875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2012년 국내에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포스코(3조970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발행 금리도 크게 낮췄다. LG화학의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금리)’ 대비 41~61bp(1bp=0.01%포인트) 낮게 형성됐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LG화학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매겼다.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의 코로나19 정책 등에 따른 석유화학업계 불황 속에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