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든 투쟁이든 현장과 함께…싸우기 위해 동지들과 대화할 것"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재선 성공…사무총장엔 류기섭 당선(종합)
김동명 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김 위원장은 17일 오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노총 제28대 집행부 선출 정기선거인대회 2차 투표에서 러닝메이트인 사무총장 후보 류기섭 공공연맹 위원장과 함께 1천860표를 얻어 당선됐다.

재선에 성공한 김 위원장은 새롭게 짝을 이룬 류 사무총장 당선인과 함께 앞으로 3년간 우리나라 '제1노총'인 한국노총을 이끌게 된다.

한국노총 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한 것은 18∼19대 이남순 위원장(2000년 5월∼2004년 4월)에 이어 20여년 만이다.

이들과 경합을 벌인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박해철 공공노련 위원장은 1천675표에 그쳐 낙선했다.

김 위원장은 당선 후 인사말에서 "조합원을 지키고 우리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 대화든 투쟁이든 현장과 늘 함께하겠다"며 "싸우기 위해 동지들과 더 겸손하고 솔직하게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류 당선인은 "반노동 정권에 맞서 반드시 승리하라는 동지들의 명령, 노동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열망이라 생각한다"며 "윤석열 정권이 반노동 정책과 노동 개악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일동제약 노조 위원장 출신인 김 위원장은 2020년 1월부터 한국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해왔다.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도 노동계를 대표해 정부에 강온 양면 전략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내면서 민주노총에 빼앗겼던 '제1노총' 지위를 회복하고,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를 설립해 취약계층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를 만들었다.

앞서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절 일동제약의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주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9월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직후에는 대타협에 포함된 양대 지침에 반대하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제조업 공동투쟁본부에서 투쟁을 전개했다.

양대 지침은 저성과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일반 해고를 법제화하고 노동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때 노동자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하기로 한 것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폐기됐다.

이날 2차 투표에 앞서 3개 조를 대상으로 이뤄진 1차 투표에서는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규정에 따라 1, 2위 조를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시행했다.

1차 투표에서 기호 1번 조(김만재·박해철)는 1천369표, 기호 2번 조(김동명·류기섭)는 1천608표를 얻었다.

기호 3번 이동호(현 한국노총 사무총장) 위원장·정연수(현 연합노련 위원장) 사무총장 후보 조는 740표를 득표했다.

무효표는 7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