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세환 광주시장은 환경운동가 출신의 정치인이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 ‘팔당호 맑은 물 지킴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경안천은 용인에서 발원해 북쪽으로 50㎞가량을 흘러 팔당호로 합류하는 국가 하천. 경안천 대부분 구간이 광주시에서 속해 있다. 그는 어릴 적 방과 후 이곳에서 멱을 감곤 했다.

경안천은 1980년대 용인이 성장하고, 주변 지역에 축산업이 발전하면서 크게 오염된다.

환경 의식이 높아지고 1999년 ‘한강수계 상수원수질개선 및 주민지원법’이 생기면서 경안천은 전환기를 맞는다. ‘맑은 물은 우리 힘으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경안천 시민연대가 발족했고, 방 시장은 이 단체 사무국장으로 지역 환경운동에 투신했다.

오염 감시활동, 대정부 정책 건의, 시민 환경교육 등의 활동을 벌였고 광주시 환경전문 정책위원(별정직 공무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20여 년이 흐른 경안천 수질은 크게 개선됐다. 각종 생태 공원이 조성되고 주민 삶의 질도 나아졌다. 큰 성과를 거둔 셈이지만 그는 “2005년 ‘맑은 물 지킴이 경안천 한마당’ 시민 행사를 만들어 낸 게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말한다. 환경 운동을 하면서 정부 정책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에 더해 주민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방 시장은 지역사회의 마당발이다. 복싱연맹 회장, 축구클럽 단장, 초등학교 운영위원, 생태학교 고문 등 수십 개의 전·현직 직함을 갖고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부터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해오던 그는 2018년 광주시의원에 처음 오른 데 이어 작년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그는 “수도권 주민의 ‘젖줄’이던 팔당호 상수원을 보호하는 규제로 광주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왔다”며 “이 불편에 대한 보상체계를 만드는 게 앞으로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광주=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