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만 있으면 OK"...'휴대용 수력발전기'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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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잡아라 기자단이 간다 :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 인터뷰]
'전기 소외'된 인도 산골마을 여행이 계기
회사명은 에너지+노마드 합친 '이노마드'
청계천서 '스마트 충전소'운영...직장인 열광
'전기 소외'된 인도 산골마을 여행이 계기
회사명은 에너지+노마드 합친 '이노마드'
청계천서 '스마트 충전소'운영...직장인 열광
“흐르는 물만 있다면 누구나 직접 전력을 생산하고 사용할 수 있어요”
‘휴대용 수력발전기’의 창시자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는 “자연에서 스스로 전력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 사회가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가 기후위기에 처한 지금, 우린 한 번쯤 환경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고민한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당장의 일상을 바꾸지 않는 까닭에, 환경을 향한 개인의 의무와 책임은 금세 잊히곤 한다. 흐르는 물로 필요할 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어떨까.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는 기후변화의 문제를 일상으로 끌어와 누구나 쉽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바로 세계 최초의 휴대용 수력발전기 ‘이노마드 우노(Enomad Uno)(이하 우노)’다. 우노는 자연 속에서 흐르는 물로 직접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박 대표는 “삶의 여러 경험에서 느낀 문제를 해결하는 걸 제 역할과 책임으로 느꼈다”며 누구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세상을 향한 목표를 강조했다. 끊임없는 도전은 어떻게 ‘휴대용 수력발전기’란 수식어를 선물했는지 박 대표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대학시절 인도 여행이 이끈 운명
부산대 무역학과에 재학 중이던 박 대표는 재학중 배낭여행을 갔던 인도에서 삶을 바꾼 문제의식을 경험했다.
지난 2006년, 박 대표는 인도 남부 코다이커널에서 트랙킹을 하다 산골마을 주민에게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됐다. 머물렀던 집엔 아홉 살의 어린 소년이 살고 있었는데, 소년은 박 대표가 가지고 있던 카메라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박 대표는 소년에게 카메라를 잠시 빌려주었고, 아이는 친구와 함께 밤새도록 어머니의 모습을 촬영했다. 박 대표는 “사진을 확인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촬영 감각이 매우 수준급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소년에게 카메라를 선물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카메라를 준다고 해도 계속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년이 살던 마을엔 전력이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카메라를 충전할 전기가 없었다. 이에 박 대표는 “마을에 전기가 공급된다면, 가난한 농부라는 아이의 정해진 미래를 사진작가, 신문기자 등 새로운 미래로 이끌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전력사용에서 소외됐음을 알게 됐됐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그는 어떻게 하면 지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력 에너지를 쉽게 공급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학부를 졸업한 후 그는 캐나다 빅토리아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 이곳에서의 배움은 그가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창업자 마인드를 갖게 했다. 캐나다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던 당시, 기후변화로 인한 국제적 피해가 확산되며 ‘탈탄소화’가 강조되고 있었다. 이에 자연스럽게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급부상했다. 그는 한국도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해 새로운 산업의 기회를 포착했다. 박 대표는 한국으로 귀국한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진도 울돌목의 한국형 조류발전기 개발 프로젝트 매니저로 참여했다.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시장의 제약과 한계를 발견했다. 그는 “당시 신재생에너지 시장엔 여러 제약과 한계가 존재했다”며 “그럼에도 창업자의 입장에서 시장의 수요를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박 대표는 실질적으로 비용을 지불할 고객의 수요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시스템을 새롭게 정의하면서 지난 2014년 이노마드를 창업했다.
‘에너지 프로슈머’의 확산을 꿈꾸다
박 대표는 이노마드를 창업하기에 앞서 에너지 시장의 흐름을 재검토했다. 2013년엔 전세계의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PC사용자 수를 초과하는 변곡점이 만들어졌다. 전력을 사용하는 형태도 과거와 달리 개인화, 모바일화 되어갔다. 그는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는 “에너지소비자가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프로슈머’의 확산을 꿈꿨다”며 “에너지(Energy)와 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Nomad)의 합성어인 이노마드(Enomad)라는 회사명을 만들었다”고 창업 당시를 회상했다.
우노는 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에서 시작됐다. 박 대표는 미국의 약 4천만 명의 인구가 캠핑, 카누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을 눈 여겨 봤다. 오랜 시간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겐 전력이 필수였다. 박 대표는 야외활동과 다양한 접점을 가진 것이 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조력은 어부가 달력을 만들어 사용할 정도로 생산이 안정적이란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우노 개발에 앞서 그는 미국의 캠핑장을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지난 2014년 여름, 청계천에서 흐르는 물로 휴대폰을 충전하는 ‘청계천 스마트 충전소’를 운영했다. 청계천에서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직장인, 부모, 아이까지 모두가 열광했다. 스마트 충전소가 만들어진 후 청계천엔 자연스레 사람이 모이고 머물게 됐다. 당시 이 프로젝트는 미국 CNN, 중국 CCTV 등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어떻게 하면 회사 구성원과 다른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했던 박 대표는 청계천 프로젝트를 통해 확신을 얻었다. 그후 세계 최초 수력발전기 ‘이노마드 우노’를 개발했다.
현재 우노는 선진국의 캠핑, 아웃도어 시장을 넘어 교육 현장에도 보급되고 있다. 제품 출시 당시엔 낚시, 캠핑, 카약등을 즐기는 30, 40대 남성이 주고객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자신의 에너지 소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이 캠핑장에서 자녀 교육용으로 우노를 사용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우노는 발전기의 원리와 에너지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박 대표는 “우노로 학습 콘텐츠를 개발해달란 요청을 받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지난 2020년부터는 이노마드의 신사업으로 ‘지속가능에너지 교육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박 대표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과정엔 고난이 따른다”며 수많은 도전과 경험이 현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에너지 시장에서 20대 여성이 제조업 창업을 시도해 주위의 많은 우려도 있었다”면서도 “삶의 여러 경험에서 느낀 문제의식을 해결하는 것을 역할이자 책임으로 느꼈기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도와 캐나다 등 다양한 장소에서의 경험은 그의 인생에 있어 큰 배움으로 이어졌다. 박 대표는 “오랜 시간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반복했다”며 “이러한 과정은 나 자신을 매우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혜린 대표는 앞으로도 그 만의 꾸준한 도전정신과 신념으로 누구든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한경잡아라 김가은, 박재현 대학생 기자
◆ ‘이노마드 우노(Enomad Uno)’ 사용법
1. 물 속에서 발전할 준비를 하는 단계로, 캡을 분리하여 본체 방향으로 체결하고 터빈을 펼친다. 2. 외부 충격으로부터 터빈을 보호하기 위해 덕트를 장착한다. 3. 이노마드를 계류 케이블에 연결하고 계곡 바닥에 고정하거나 카누에 매달아 사용한다. 4. 흐르는 물에서 4.5시간~5시간이면 이노마드 우노의 배터리 충전이 완료된다.
‘휴대용 수력발전기’의 창시자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는 “자연에서 스스로 전력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 사회가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가 기후위기에 처한 지금, 우린 한 번쯤 환경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고민한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당장의 일상을 바꾸지 않는 까닭에, 환경을 향한 개인의 의무와 책임은 금세 잊히곤 한다. 흐르는 물로 필요할 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어떨까.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는 기후변화의 문제를 일상으로 끌어와 누구나 쉽게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했다. 바로 세계 최초의 휴대용 수력발전기 ‘이노마드 우노(Enomad Uno)(이하 우노)’다. 우노는 자연 속에서 흐르는 물로 직접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박 대표는 “삶의 여러 경험에서 느낀 문제를 해결하는 걸 제 역할과 책임으로 느꼈다”며 누구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세상을 향한 목표를 강조했다. 끊임없는 도전은 어떻게 ‘휴대용 수력발전기’란 수식어를 선물했는지 박 대표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대학시절 인도 여행이 이끈 운명
부산대 무역학과에 재학 중이던 박 대표는 재학중 배낭여행을 갔던 인도에서 삶을 바꾼 문제의식을 경험했다.
지난 2006년, 박 대표는 인도 남부 코다이커널에서 트랙킹을 하다 산골마을 주민에게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됐다. 머물렀던 집엔 아홉 살의 어린 소년이 살고 있었는데, 소년은 박 대표가 가지고 있던 카메라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박 대표는 소년에게 카메라를 잠시 빌려주었고, 아이는 친구와 함께 밤새도록 어머니의 모습을 촬영했다. 박 대표는 “사진을 확인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라며 “촬영 감각이 매우 수준급이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소년에게 카메라를 선물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카메라를 준다고 해도 계속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년이 살던 마을엔 전력이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카메라를 충전할 전기가 없었다. 이에 박 대표는 “마을에 전기가 공급된다면, 가난한 농부라는 아이의 정해진 미래를 사진작가, 신문기자 등 새로운 미래로 이끌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전력사용에서 소외됐음을 알게 됐됐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그는 어떻게 하면 지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력 에너지를 쉽게 공급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학부를 졸업한 후 그는 캐나다 빅토리아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 이곳에서의 배움은 그가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창업자 마인드를 갖게 했다. 캐나다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던 당시, 기후변화로 인한 국제적 피해가 확산되며 ‘탈탄소화’가 강조되고 있었다. 이에 자연스럽게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급부상했다. 그는 한국도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해 새로운 산업의 기회를 포착했다. 박 대표는 한국으로 귀국한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진도 울돌목의 한국형 조류발전기 개발 프로젝트 매니저로 참여했다.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시장의 제약과 한계를 발견했다. 그는 “당시 신재생에너지 시장엔 여러 제약과 한계가 존재했다”며 “그럼에도 창업자의 입장에서 시장의 수요를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박 대표는 실질적으로 비용을 지불할 고객의 수요를 치밀하게 분석하고 시스템을 새롭게 정의하면서 지난 2014년 이노마드를 창업했다.
‘에너지 프로슈머’의 확산을 꿈꾸다
박 대표는 이노마드를 창업하기에 앞서 에너지 시장의 흐름을 재검토했다. 2013년엔 전세계의 스마트폰 사용자 수가 PC사용자 수를 초과하는 변곡점이 만들어졌다. 전력을 사용하는 형태도 과거와 달리 개인화, 모바일화 되어갔다. 그는 변화하는 사회의 흐름에서 힌트를 얻었다. 그는 “에너지소비자가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프로슈머’의 확산을 꿈꿨다”며 “에너지(Energy)와 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Nomad)의 합성어인 이노마드(Enomad)라는 회사명을 만들었다”고 창업 당시를 회상했다.
우노는 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에서 시작됐다. 박 대표는 미국의 약 4천만 명의 인구가 캠핑, 카누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을 눈 여겨 봤다. 오랜 시간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겐 전력이 필수였다. 박 대표는 야외활동과 다양한 접점을 가진 것이 물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조력은 어부가 달력을 만들어 사용할 정도로 생산이 안정적이란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우노 개발에 앞서 그는 미국의 캠핑장을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국내에선 지난 2014년 여름, 청계천에서 흐르는 물로 휴대폰을 충전하는 ‘청계천 스마트 충전소’를 운영했다. 청계천에서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직장인, 부모, 아이까지 모두가 열광했다. 스마트 충전소가 만들어진 후 청계천엔 자연스레 사람이 모이고 머물게 됐다. 당시 이 프로젝트는 미국 CNN, 중국 CCTV 등 세계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어떻게 하면 회사 구성원과 다른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했던 박 대표는 청계천 프로젝트를 통해 확신을 얻었다. 그후 세계 최초 수력발전기 ‘이노마드 우노’를 개발했다.
현재 우노는 선진국의 캠핑, 아웃도어 시장을 넘어 교육 현장에도 보급되고 있다. 제품 출시 당시엔 낚시, 캠핑, 카약등을 즐기는 30, 40대 남성이 주고객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자신의 에너지 소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이 캠핑장에서 자녀 교육용으로 우노를 사용하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우노는 발전기의 원리와 에너지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박 대표는 “우노로 학습 콘텐츠를 개발해달란 요청을 받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지난 2020년부터는 이노마드의 신사업으로 ‘지속가능에너지 교육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박 대표는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과정엔 고난이 따른다”며 수많은 도전과 경험이 현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에너지 시장에서 20대 여성이 제조업 창업을 시도해 주위의 많은 우려도 있었다”면서도 “삶의 여러 경험에서 느낀 문제의식을 해결하는 것을 역할이자 책임으로 느꼈기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도와 캐나다 등 다양한 장소에서의 경험은 그의 인생에 있어 큰 배움으로 이어졌다. 박 대표는 “오랜 시간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반복했다”며 “이러한 과정은 나 자신을 매우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혜린 대표는 앞으로도 그 만의 꾸준한 도전정신과 신념으로 누구든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한경잡아라 김가은, 박재현 대학생 기자
◆ ‘이노마드 우노(Enomad Uno)’ 사용법
1. 물 속에서 발전할 준비를 하는 단계로, 캡을 분리하여 본체 방향으로 체결하고 터빈을 펼친다. 2. 외부 충격으로부터 터빈을 보호하기 위해 덕트를 장착한다. 3. 이노마드를 계류 케이블에 연결하고 계곡 바닥에 고정하거나 카누에 매달아 사용한다. 4. 흐르는 물에서 4.5시간~5시간이면 이노마드 우노의 배터리 충전이 완료된다.